신도시 아파트 도넘은 ‘분양 전쟁’

낮은 분양률에 건설사 마구잡이식 홍보 주민들 짜증
스팸문자․전화․현수막 등 무차별적… 강력 단속 필요

2014-02-13     김혜동 기자

홍성읍 소재 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최근 부쩍 늘어난 내포신도시 아파트 분양관련 문자와 전화로 짜증이 이만저만 아니다. 시도 때도 없이 아파트 분양 홍보 문자 등이 휴대폰을 통해 전해오기 때문이다.
A씨는 “아침 이른 시간이나 밤 늦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내포신도시 아파트 분양 홍보 문자가 온다”며 “많게는 하루에 서너번씩 같은 문자가 올 때도 있어 짜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양의사가 없으니 전화하지 말라고 해도 여러 사람이 번갈아가면서 문자, 전화를 보내니 황당할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분양경기 침체로 내포신도시 신축 아파트가 대거 미분양되면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건설사들의 판촉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건설사들은 분양대행업체에 의뢰, 주부 등 계약직 직원들을 대거 고용해 마구잡이식의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주된 방법은 ‘텔레마케팅’이다. 말 그대로 전화를 걸거나 핸드폰 문자를 보내 판매홍보를 하는 것이다.
분양대행업체 직원들은 전화번호부, 동문회 연락처 등을 통해 개인 휴대전화번호 수백개를 수집한 뒤 무차별적으로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하고 있다.
이들 분양대행업체 직원들은 아파트 한 채를 분양할 경우 수백만원에 이르는 판매수당을 받는 방식으로 계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수당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영업사원들은 결국 무리한 홍보활동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 셈이다. 각종 불법 전단지와 현수막도 판을 치고 있다. 지자체의 소홀한 감시를 틈타 홍성읍 도심 주요 도로나 주택가 인근에 불법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어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교통사고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 또 전봇대나 자동차 앞 유리 등에도 분양 홍보 전단지가 나붙고 있어 운전자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분양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지난해 공급을 시작한 내포신도시 내 모든 아파트가 6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대거 미분양 됐기 때문이다.
지난 1월말 현재 신도시 아파트 분양률은 경남아너스빌의 경우 990세대 중 524세대가 분양됐고 모아엘가는 1260세대 중 516세대, 중흥S클래스는 1660세대 중 947세대가 분양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포신도시 아파트 분양률은 대학, 병원, 기업 등 인구를 끌어들일 만한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량만 대폭 늘어나다 보니 실수요자 부족으로 바닥권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의 한 부동산업자는 “최근에는 입주를 앞두고 있는 효성이나 극동아파트 같은 곳에서 분양권을 넘기는 전매 물량도 속출하고 있다”며 “게다가 아파트 입주민 대다수가 홍성․예산 사람들이어서 향후 인구유입이 가속화되지 않는 한 분양이 마감되기 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성군 관계자는 “분양률이 저조하자 각 건설사마다 대행업체를 통해 분양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분양 홍보 관련 불법 현수막, 개인정보수집을 통한 무작위 텔레마케팅에 대해선 집중적인 계도와 단속을 벌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