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2>
흔들리는 대로 몸을 놔둔 채 창밖을 내다보며 학교에서 있을 일에만 열심히 생각하던 신중이 문득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요상한 느낌이었다.
신중은 자신도 모르게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른 승객들은 모두 정상적이었다. 나름대로의 개인적인 존재로 각자의 위치에 있었다. 이상한 것은 바로 밀크박스를 교복 속도 믿지 못해 가리개 속에 쑤셔 박아 놓고 있는 그 여학생들이었다.
소리죽여 쿡쿡 웃는가 하면 입을 가린 채 곁에 있는 친구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쥐어지르기도 하며 뭔가 아주 흥미를 만끽 하는 모습들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본능적으로 여학생들이 혹시 나 때문에 저러는 게 아닌가 싶어지자 그만 얼굴이 화끈해졌다. 이유를 모른다는 이유 때문에 이번에는 가슴이 뛰기까지 했다.
지금 각자의 위치에서 이 책을 읽고 있는 여러분, 여러분은 그 이유를 알 수 있겠나요?
무엇 때문에 한참 수줍어하고 (여고생이라고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이상한 느낌이 살갗에 살짝만 닿아도 찔끔(실례)싸도록 소스라치게 놀라야 될 처녀 초년생들이 그런 주책을 부리는 거겠습니까?
그때.
여학생들 중에 가장 부담스럽게 생긴 정확히 말하려면 홀랑 벗겨 봐야 알겠지만, 눈어림으로 가슴이나 히프 보다는 허리가 굵어서 37-57-40 정도로 짐작되는 여학생이 와서 당황하는 신중을 흘깃 쳐다보았다. 그 눈길은 신중의 얼굴을 시작으로 해서 가슴께로 내려갔다. 그리고는 다시 얼굴로, 하는 반복 눈 돌림을 세 번쯤 했다.
그런 다음에는 킥킥거리며 웃었다. 어디에 나오는 뚱녀는 그 여학생에 비하면 비너스고 리즈테일러였다. 그녀는 어깨인지 몸통인지 분간 못할 부위로 곁에 있는 날씬한 친구의 어깨를 밀치듯 툭 건드렸다.
왜 그러지?
이상했다.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이상했다.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싶어진 신중이었다. 평소 얼굴관리 하나는 끝내 주는 그였고 보면 그럴 리가 없었다. 깜짝 놀랄 생각이 그때 뇌리를 스쳤다.
신중해야 될 일에 신중하지 못했기 때문에 친구 녀석에게서 일어났던 작은 사건이 그것이다. 화장실에 갔다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가장 중요한 순서를 까먹은 게 탈이다.
서둘러 버스를 탔는데 갑자기 앞에 앉았던 여학생이 얼굴까지 붉히며 깜짝 놀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바지 앞지퍼가 열린 채였을 뿐 아니라 어찌된 영문인지 그 사이로 보아서는 절대로 안 되는 묘한 게 그만 여학생의 눈에 포착됐더라는 이야기였다.
그 생각에 신중은 까무러치도록 놀랐다.
더욱 난처해졌다. 한 명도 아닌 여학생들이 눈앞에서 엉큼하게 그것을 더듬거나 만져 확인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얼굴에 모닥불이 댕겨진 듯이 확확거렸고 코에서 뜨거운 콧김이 뿜어나올 정도였다.
그게 사실이라면.
친구 녀석의 망신처럼 앞지퍼가 훤히 열려 있다면, 혹시 못 보일 것까지 보이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면 그보다 더 커다란 낭패는 세상에 다시없을 게 분명했다.
위대하고 거룩하시며 거기에 뜨거운 정열까지 간직하고 계시는
그 님께서 답답한 팬티 속에만 갇혀 있다 보니 바깥 공기가 좀 쏘이고 싶어지셔서 그래서 외눈을 빙긋이 뜬 채 여학생들을 바라보며 윙크라도 보내고 있다면…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