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해 시‘인연설’가요 진위논란

시집에 ‘인연설’없어…만해 연구가들 부정적 견해

2014-07-03     서용덕 기자

홍성문화원이 지난해 만해의 대표시를 가사화해 대중가요로 선보인 노래에 사용한 시가 한용운 선사의 시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9일 만해기념관 전보삼 관장에 따르면 홍성문화원에서 대중가요화한 ‘인연설’이라는 시는 한용운 선사의 시집에서 찾아볼 수 없으며, 시적 표현 방식도 선사의 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 관장은 “한때 인터넷을 통해 인연설이 만해의 시라고 잘못 퍼진 적이 있는데 만해의 시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며 말할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한용운 선사의 대표 시집인 ‘님의 침묵’에서는 논란이 된 ‘인연설’이란 시를 찾을 수 없었다. 해당 시에 대해 윤석성 동국대 만해연구소 소장은 “만해의 시 가운데 인연설이라는 이름은 생소하다”며 “최소한 만해가 한글로 쓴 시 중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해당 시의 명확한 출처를 밝혀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만해의 작품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했다.
이에 홍성문화원 관계자는 “자체적인 검증과정을 통해 대표시로 인연설을 선정했으며 인터넷 등을 통해서도 한용운 선사의 시라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며 “시집에 없다고 만해의 시가 아니라는 것은 일부 학자들의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문화원의 주장과는 달리 ‘인연설’ 노래 제작에 참여한 작곡가의 설명에 따르면 시를 선정하는 과정에 있어서 체계적인 검증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연설을 작곡한 J 작곡가는 “한용운 선사의 시를 노래로 제작할 것을 제안 받아 평소 좋아했던 인연설이라는 시를 사용해 작곡했다”고 당시 제작과정을 설명했다.
한편 홍성문화원은 한용운 선사의 나라사랑 정신과 문학세계를 재조명하기 위해 지난해 8월 31일 결성면 한용운 선사 생가지에서 만해추모제를 개최하고 만해의 시를 가사화한 대중가요를 처음 대중에게 공개한 바 있으며, 이후 음반을 제작해 배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