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골 음식문화거리,간판 하나로 끝?

2014-09-18     김현선 기자

나트륨저감화업소 운영관리는 뒷전으로 밀려나
예산 85% 조형물·측면간판 설치… 돈낭비 비판

지난 6월 2일 월산리 신시가지 초입에 ‘홍주골 음식문화거리’ 조형물이 세워졌다. 음식문화 환경 조성으로 군민들의 건강에 대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보건소(소장 조용희)의 ‘홍주골 음식문화거리’ 사업계획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예산의 대부분이 조형물, 측면간판 설치 등에 배정돼 ‘간판달아주기’사업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홍주골 음식문화거리’로 지정된 월산리 신시가지는 법원과 부영아파트를 중심으로 최근 몇 년간 신규음식점 등이 들어서며 현재 70여개의 음식점이 밀집해 있다. 보건소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전체 2360만원(도비 75만원, 군비 2285만원)의 사업비 중 건강특화거리조성에 예산의 85%인 2010만원이 쓰인다. 이 중 조형물 제작에 이미 900만원을 쓴 상태다. 하반기에는 1095만원을 들여 구획 내에 위치한 70여개 일반음식점을 대상으로 측면간판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보건소는 나트륨저감화 시범업소 선정, 저염식 실천을 위한 물품·메뉴 컨설팅지원, 식품안전 클린 컨설팅 실시, 남은 음식 재사용 안하고 싸주고 싸오는 운동 등 업소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보건소는 연초 세운 계획에서 측면간판 설치에 대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으나,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1095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보건소는 염도측정물품지원비 등 재료비 목적으로 배당됐던 811만원을 측면간판 설치 비용으로 항목을 변경해 스스로 사업 목적을 져버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26일 열린 제220회 제1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박만 의원은 보건소의 홍주골 음식문화거리 간판제작과 관련해 “불법광고물에 대한 단속도 심화되는 추세에 자칫하면 행정기관에서 자꾸 간판을 더 달게 부추기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사업 방향에 대해 “사업이 건강에 대한 분위기 조성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진행되야 한다”고 전했다.  ‘홍주골 음식문화거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보건소 조용희 소장은 “음식문화거리 조성의 가시적 효과를 위해 상징적 조형물이 필요하다”며 “환경을 먼저 조성하고, 차후 나트륨저감화사업, 좋은 식단 운동 등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성읍에 거주하고 있는 박수지(25)씨는 “군민의 세금으로 간판정비에 나서는 것은 돈 낭비”라며 “차라리 그 돈으로 음식점에 대한 위생점검을 철저히 하고, 그에 필요한 재료들을 보충해 주는 게 낫다”고 전했다. 또 월산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 모(52)씨는 “음식문화거리 내에 있는 음식점 대부분이 프랜차이즈고, 이미 사람들이 위치를 다 알고 있어 측면간판을 단다고 해서 사람들이 더 많이 찾을 것 같지는 않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