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생산자와 착한 소비자와의 만남

2014-09-26     장미화<홍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사무국장 ·주민기자>

요즘 엄마들의 관심은 가족을 위한 건강한 먹거리입니다. 어떤 농산물을 먹고 어떻게 먹어야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에 다니는 조카들은 맞벌이부부여서 외할아버지댁에서 지내다보니 어르신들이 드시는 음식에 친숙하고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다양한 김치, 깻잎장아찌, 된장찌개 등 요즘 아이들 같지 않게 옛 음식을 즐겨먹습니다.

또 최근 아는 분이 유치원 아이들에게 슬로푸드 음식체험하기 교육을 실시하였다고 합니다. 어린 아이들과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열무김치를 담그는 체험을 하였는데 즉석에서 수업으로 하였답니다. 그 어린 고사리손으로 조몰락 조몰락거리고 자신들의 손으로 만든 열무김치 시식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답니다.

함께 참여하고 만든 그 김치가 생애 최고의 맛이였겠지요! 그 아이들이 집에 가서 어떠한 반응을 보였을지 너무너무 궁금해집니다. 어려서 우리 전통음식을 먹던 아이들은 그 맛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우리 홍성에는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정직한 생산자가 참 많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농사를 짓고 정직하게 일을 하여도 우리 농부들은 하늘한번 쳐다보고 허리 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저도 집에서 시부모님과 약 천여평의 텃밭에서 밭농사를 짓습니다. 휴일이면 밭에 나가 일을 하고 특히 수확철이면 참 많이 바쁩니다. 제때 거두지 못하면 수확량이 반 이상 줄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올봄같이 양파농사가 풍년이어서 초보농부인 저도 엄청난 양의 양파를 수확하였습니다.

실로 내 생애 처음으로 손맛이란 것을 느꼈지요. 그런데 양파가격이 20kg 한 망에 4∼5000원인데도 거래가 되지 않아 길거리에 쌓아놓고 썩히는 사진이 인터넷과 신문, 방송 등에 나오더군요. 가슴이 미어지고 하늘이 내려앉는다는 말이 실감나더라구요.

우리농민들은 풍년이면 풍년인데도 가격이 폭락하고 팔 것을 걱정해야하고 또 흉년이면 서민들 어렵다고 수입농산물 들여와 가격 맞추어 가격이 떨어지고, 이런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지 맘이 아픕니다. 가격폭락, 가격폭등 없이 인건비, 자재비 등 적정가격을 지불하고 구매할 수 있는 착한소비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직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사회적 기반으로 먹거리 협동조합을 만들고 농민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올해는 날씨가 좋아 대한민국 온 들녘이 풍년입니다. 농민들이 풍년을 즐거워하고 행복해했으면 좋겠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행복해 할 수 있는 가을 잔치가 되었으면 합니다.

착한 소비자의 주류는 이제 주부입니다. 가정 식탁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주부들의 의식이 깨이고 지역의 농산물이 다양한 먹거리로 변신하여 식탁에 오를 수 있는 구매와 체험활동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더욱더 건강하고 풍성한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지역농민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