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대만에서 배우다

2014-11-10     최선경<홍성군의원>

<알림> 본지는 지역사회와 지역 주민들의 민주적 가치와 사회정의,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주민참여형 독립신문의 창간정신을 실천하고 지역의 발전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소통의 공간으로 본 지면을 마련합니다. 자치단체의 행정과 의회의 활동을 포함한 기관단체, 각종 모임 등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열린지면을 지향하는 공동체적 정신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대만국외 연수기간 중 홍성군의회 의원들이 타이베이시의회에서 찍은 단체사진.

지역사화와 주민들을 위한 각종 제안, 정책제언 등의 다양한 의견을 연락처와 함께 본사 편집국(이메일 hjn@hjn24.com)으로 내용과 사진 등 자료를 보내주시면 검토 후 게재를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본 지면에 게재된 내용은 본지의 논지나 주의주장, 편집방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타이베이시의회…의정활동 기반 탄탄
성군의회(의장 이상근)는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4박5일간의 일정으로 대만 국외연수를 다녀왔다. 대만의 의회제도와 운영실태, 사회복지시설과 쓰레기소각장, 관광지와 전통시장을 돌아보고 주민복지와 원도심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이에 지면을 통해 2회에 걸쳐 주요 사안들을 보고하고자 한다.

지방자치가 우리나라보다 일찍 시작되고 성공적으로 운영된다고 평가 받는 타이베이시의회를 방문했다. 인구 260만명을 대표하는 타이베이시 의원 수는 62명이다. 우리의 경우 시군구의원을 지역구 단위로 2인 이상 4인 이하의 범위 안에서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를 도입한 반면 대만은 인구 1만명당 1명으로 인구에 비례하여 득표순서대로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또한 득표에 관계없이 4명 중 1명을 여성의원으로 할당하고 있으며 원주민 의석도 1석 배분하고 있다. 의원의 구성을 보면 여성의원이 23명, 남성의원이 39명으로 우리나라에 비해 여성의 정치 참여가 높았다. 평균연령은 2010년 기준으로 46.3세이며, 영화배우, 운동선수 등 다양한 출신의 의원들과 뛰어난 미모를 지닌 여성의원들이 유독 눈에 띄었다.

지난 홍성역사인물축제에 선보인 취타대 행렬

관광객 유입 효과를 높이는 충렬사 근위병 교대식.

의원 임기는 4년으로 연임에 대한 제한은 없다. 권한은 우리와 비슷하게 입법권, 질의권, 심사권 등을 가지고 있으며 1년에 230일 동안 회기가 열린다. 대만 지방의회의 경우 조례로 유급제와 보좌관제를 법제화해 놓고 있다. 시의회 의원들은 매월 한화 500여만원의 의정비를 지급받는다.

또 각 의원은 6~8명의 보좌관을 선임할 수 있으며, 보좌관을 고용할 수 있도록 각 의원에게 매월 한화 1000만원 정도를 따로 지급한다.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 초봉이 120여만 원으로 우리나라에 비해 절반 정도인 점을 감안한다면, 타이베이시의원들의 의정비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타이베이시의회 사무차장격인 왕친터(王金德) 비서장은 “타이베이시는 지방재정자립도가 70% 정도로 높고, 일반 시민들은 시의원들의 의정활동에 필요한 예산과 보좌관수를 결정하는 데 인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비서장과의 대화를 통해 타이베이시 의원의 권한과 권위가 굉장히 강하며, 의정활동의 기반이 우리보다 튼튼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 시민들은 의회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으며, 언론도 의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비중 있게 다루는 등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돕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충렬사 근위병 교대식 관광객 유입 효과
항일운동과 타이완 국민혁명 당시 국민당 정부를 위해 목숨을 잃은 장병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이 충렬사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현충사와 같다. 많은 여행객들이 충렬사를 찾는 이유는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서다. 매시 정각이 되면 충렬사 본 건물에서 입구의 아치형 정문에 이르는 넓은 거리를 근위병들이 총검술을 보이며 행진한다.

날씨가 궂어도 교대식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정확히 이루어진다. 3개월 간격으로 육·해·공군의 의장대가 교대로 근무한다. 초록색은 육군, 파란색은 공군, 하얀색은 해군의 제복이다. 충렬사는 특별히 경관이 빼어나거나 볼거리가 있는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지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 여행객들이 꼭 들르는 명소가 됐다.

충렬사의 근위병 교대식을 보면서 홍성군청 홍주아문 앞에서 수문장 교대식을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홍성역사인물축제 기간 중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처럼 하루 3번(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3시 45분)만 진행해도 관광객의 주목을 끌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다.

이미 홍성군에는 취타대가 있어 연주에도 문제가 없으며, 수문장 역할이나 교대 시작을 알리는 북 치는 체험을 일반군민들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아 진행하면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축제에 우리도 한번 시도해봄  직하다.

몰락한 마을이 관광명소로
타이베이시에서 1시간 남짓 시외로 나가면 1920~30년대 금광 채굴로 번성을 누렸던 지우펀이란 도시가 나타난다.

지우펀 전통시장에 형성된 먹자골목.

이곳은 탄광산업이 쇠퇴하면서 자연환경을 이용한 관광도시로 거듭난 대표적인 도시재생사례의 성공지역으로 손꼽힌다. 언덕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골목마다 각종 상점과, 찻집, 음식점, 기념품 가게가 즐비하며, 다양한 살거리, 볼거리, 먹거리로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최근 드라마 ‘온에어’, ‘꽃보다 할배’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꼭 찾는 명소가 된 곳이다. 몰락한 마을이 유명한 관광지로 바뀐 지우펀을 통해 우리 지역 전통시장도 얼마든지 관광지화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지우펀 시장.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원도심을 최대한 스토리텔링하고 전통시장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축산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우, 돼지 등을 이용한 저렴하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해 전통시장 한 골목을 먹자골목으로 형성하는 것이다.

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길거리 음식들을 한곳에 모아 음식을 직접 만드는 기술을 선보이면 볼거리도 더할 수 있다. 의정역량은 의원들의 전문성에서 나온다. 이번 연수가 의원들의 전문성 함양에 큰 도움이 됐으며, 몸으로 깨달은 견문과 지식들이 사장되지 않고 정책개발 등 의정활동에 충분히 반영되도록 의원 모두는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