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가르치고 배우다

마을 공화국을 꿈꾸는 홍동마을 이야기<1>

2014-11-10     김현선 기자


홍동마을 사람들이 직접 쓴 책, ‘마을 공화국의 꿈, 홍동마을 이야기’ 책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앞서 협동조합, 유기농업, 귀농·귀촌 운동을 주도한 이 마을에 전국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직접 마을로 찾아와 홍동마을에서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움직임을 배워가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책에서는 홍동마을을 완벽한 이상향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직접 마을을 일구어 나가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고민과 실천이 책 속에 담겼다. 풀무학교 선생님부터 학부모, 학생, 농부, 보건소 의사 등 다양한 사람들 저마다의 글이 실렸다.

강현수 충남발전연구원 원장은 발간사에서 ‘홍동마을 사람들이 직접 쓴 이야기를 통해 홍동에서 그동안 시도했던 노력들, 그 과정에서 겪은 고난과 보람, 이를 통해 이룩한 성과와 한계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했다’고 전했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뉘어 1부 ‘마을에서 가르치고 마을에서 배우다’에서는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2부 ‘우리 농촌의 내일과 어제, 홍동에서 되묻다’에서는 농업에 대해, 3부 ‘우리 마을 이야기’에서는 마을의 정치에 대해 다룬다.

1부 ‘마을에서 가르치고 배우다’에서는 풀무학교 전공부에서 수업을 맡고 있는 강국주 충남녹색당 공동위원장의 ‘쌀 파는 이야기’를 통해 쌀과 인문학의 관계에 대해 다뤘다. ‘일노래, 삶노래’에서는 풀무학교 전공부 학생들이 직접 쓴 글도 함께 실려 땅에서 배우는 흙내음 나는 배움과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꿈이 자라는 뜰’ 사례를 가지고 장애와 함께 자라는 꿈농사, 교육농사에 대해서도 다뤘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마을의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며 시작된 고민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같으면서도 다르다.

아이가 중학교에 가야할 때 쯤, ‘대안중학교를 만들어야 하나’하는 고민에 빠졌던 안정순 씨는 ‘또래 아이들이 스무 명이 안 되는데 그 중에서 서너 명을 따로 모아서 뭔가를 하면, 과연 지역에서 오가며 만날 때 어떤 관계로 만나게 될까?’라는 또 다른 고민에 부딪쳤다. 결국 그는 ‘학교를 바꾸자, 학교 속으로 들어가자’는 결론을 내린다.

두 아이의 엄마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냈던 정영희 씨도 ‘스무 명 남짓한 적은 아이들을 대안교육을 한답시고 갈라 놓는 것이 아닐까’하는 고민에 빠졌지만 다른 결정을 내린다. 마을에 밝고 활기차게 놀면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교와 학교에 남아 있는 친구들에게도 신선한 바람 한줄기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마을의 다섯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느슨한 홈스쿨링 연대’라 할 수 있는 ‘같이놀자’ 모임에서 만나게 됐다. 마을은 세포 분열을 하듯 계속해서 생동감있게 움직이고 변화한다.

지금 마을사람들이 해나가고 있는 교육이 여기서 끝은 아닐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고, 고민에 빠지고, 다시금 한발짝 더 나가는 모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