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난 고3 수업 파행 근본 대책 필요
매년 대안 없는 정상수업 지침
1994년 수능시험 도입 이후 매년 고3 학생 수업이 파행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교육부 및 충남교육청에서는 근본적인 대안 없이 정상 수업 지침을 내리며 개별 학교에 책임을 떠넘기는 형국이다.
도교육청 고윤자 장학사는 “올해 4월 취약시기 학사운영 정상화 방안을 수립해 모든 학교의 교육과정을 수정 보완하도록 하고 최근까지 컨설팅 해왔으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공동으로 개발한 ‘수능이후 고3 교육과정 운영 사례집’을 보급해 내실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안내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장학자료를 개발, 일선 학교에 제공했다고 밝혔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체계적인 시행이 어려워 일선 학교에서는 속을 앓고 있다. 대부분 특강이나 진로직업 박람회 참관, 일부에만 해당하는 논술교실 정도에 불과해 시간 때우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교육청 지시를 따르자니 학생, 교사들의 반발이 적지 않는데다 사실상 실현 가능성도 없기 때문이다. B고등학교 교장은 “교육청에서는 정상수업을 하고 학생들의 흥미를 끌 프로그램을 운영하라고 하지만 아무런 지원도 없이 개별학교에만 맡기고 있고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도 어려워 현실적이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관내 고등학교는 수능 이후 대학 진학상담을 하고 있다. 그러나 수시 2차 준비와 논술시험, 정시 혹은 재수를 준비하는 학생, 대입합격자 등이 섞여 있어 수업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A고 교사는 “교육청에서는 진로 및 대학교 적응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학생별로 상황이 달라 개별학교에서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조기 방학을 실시하거나 수능시험 일자를 늦추는 등의 대책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불만이 가득하다. A고 C모 군은 “기말고사도 끝났고,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학교에서는 막연히 잡아만 두고 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답답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이제는 교육부나 도교육청에서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정을 고민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균관 대학교 교육학과 배상훈 교수는 본지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서 “수능과 대입을 위해서만 생활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나 적성을 고민할 수 없었다”며 “시험에서 해방된 시기인만큼 그동안 수업과정에서 할 수 없었던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를 찾을 수 있게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차원에서 체계화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