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홍성군다문화가족 지원센터
2014-12-26 조 원 기자
올해로 설립 7년째를 맞이한 홍성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김인숙, 이하 다문화센터)는 시설 위탁을 받기 전부터 다문화가정들과 소통을 이루고 있던 곳이다. 다문화센터의 아낌없는 사랑의 수고로 인하여 군내 다문화가정의 인식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지난 10월 3일 올해로 세 번째 열린 다문화축제는 우리 군의 다문화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였다. 지난해만해도 축제 관람객은 1500명을 밑돌았지만 올해는 관람객이 4200여명으로 껑충 뛰었다. ‘그들만의 축제’에서 도와 군민을 위한 축제로 탈바꿈 되었던 것이다.
“다문화센터의 목표는 매우 소박해요. 당당하게 나는 다문화가정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아울러 김인숙 센터장은 “다문화인의 기쁨이 우리들의 일이자 삶”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매번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알코올 중독자 치료부터 이혼 위기에 놓인 가정 등 심각한 사례관리도 종종 일어난다. 가정 문제를 해결하려면 때론 오랜 시간을 요하기도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친구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우정도 쌓게 된다고 한다. 취재 당일 다문화센터 직원들은 크리스마스 파티 겸 송년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다문화가정들과 한 해를 돌아보고 더 깊은 유대관계를 쌓으려고요. 삶을 나누고 선물도 나누면서 새 출발을 준비해갈 겁니다” 다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교육은 크게 초기 정착, 임신·출산, 자녀 교육, 취업 등으로 나눠져 있다.
초기 정착 단계는 한국문화를 알리고 부부간 사랑을 돈독하게 하는 일로 마련한다. 임신·출산 단계에서는 이주 선배들에게 산모도우미 교육을 시켜 후배들의 산후우울증 등 산모 관리를 돕고 있다. 취학을 앞둔 부모에게는 국내 학교 문화를 알려 자녀의 학교 적응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시키고 가족이 함께하는 김장김치 담그기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마련해 부모 자녀간의 애정도 쌓아올린다.
“여성분들 중에는 똑똑한 사람이 많아요. 삶을 개척하려는 의지로 이곳까지 왔으니 그 나라에서는 얼마나 엘리트였겠어요. 이들의 재능을 살려서 고용노동부와 함께 취업도 연계해 주고 있습니다” 김 센터장은 가장 칭찬할 만한 교육으로 한국어 수업을 꼽았다.
그녀는 “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가르친다고 생각해 보세요. 한숨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요. 사명감을 갖고 언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선생님을 뵐 때마다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홍성군 다문화가정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얼마 전 다문화센터 이용률이 예년에 비해 다소 낮았다는 평가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용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정착이 이루어졌다는 증거로 해석한다. 센터를 이용하는 양상도 달라졌다. 과거에 비해 남편들의 방문이 잦아진 것이다.
“예전 같으면 이주여성들의 상담이 주를 이뤘는데 요즘은 남편들의 상담이 잦아지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같은 나라 여성의 마음도 이해하기 힘든 데 이주여성들 마음이야 오죽 힘들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다문화가정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는 다문화센터. 이곳 직원들은 세계인이 어우러진 멋진 군을 만들어준 친구들에게 오히려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