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

아버지학교 340명 참가… 가족 의사소통법 교육
배우자와 자녀의 관점으로… 사랑 편지 등 낭독

2015-03-19     장윤수 기자


군 건강가정지원센터는 지난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홍성아이쿱(icoop)센터에서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주제로 김석환 군수, 김헌수 부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찾아가는 아버지학교를 열었다. 이번 아버지학교는 아이쿱협동조합에서 아버지 교육이 다소 생소한 현장의 농업인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로 이틀간 4차례에 걸쳐 340여 명의 아버지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교육의 주제는 ‘가족 의사소통법’으로 가족 간 소통을 원하지만 소통의 기본인 대화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막연함을 해소해 자연스럽게 가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꾸며졌다. 이날 강연을 맡은 김영애가족치료연구소 이승진 강사는 “농촌 가정의 특성상 아버님들의 연세가 있어 큰 변화보다는 관점을 바꾸는데 초점을 두었다”면서 “배우자와 자녀의 관점에서 먼저 생각하는 아버지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에 참가한 이종복(67)씨는 “농사 일이 바빠 자녀와 대화할 시간도 없고 방법도 잘 몰랐는데 이번 강연을 통해 대화법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마지막 회기에는 가족을 초대하고 아내와 자녀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편지를 낭독해 아버지로서의 긍정적 영향력을 펼칠 것을 다짐하는 감동의 시간을 가졌다.

한편 찾아가는 아버지학교는 지난 2010년부터 기업 및 군부대, 교도소, 관공서를 방문·실시해 총 1191명이 수료했으며 “아버지의 사명과 영향력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참가자들은 전하고 있다.



 


찾아가는 아버지학교, 최범노 씨 인터뷰

“마누라, 그간 미안했어! 잘 살아보자”

“30년 전에 교육 받았으면 좋았을걸”

“다른 이들은 몰라도 나한텐 100점짜리 교육이여” 홍동면 구정리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최범노(72·사진)씨의 말이다. 아내 김정자(71)씨와 슬하에 아들 1명을 둔 최 씨는 지난 16일 군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찾아가는 아버지학교’에 참여해 난생 처음 가족 의사소통법을 배웠다.

“교육비 내고 하라면 안했을 거여. 근데 와보니까 꼭 필요한 교육이네” 농사일로 고단한 하루를 보낸 최 씨는 집에 돌아오면 역정부터 낼 때가 많았다. 밖에서 남에게는 친절하게 잘 대하다가도 유독 아내와 아들에겐 참지 못하고 화를 잘 냈다. 정작 소중한 가족들에겐 잘하지 못할 때가 많았던 것이다.

한 살 아래인 아내에게 미안한 이야기를 하는 최 씨는 멋쩍은 웃음을 짓는다. “화내고 나서 미안한 마음이 왜 없겄어. 표현을 못 하는 거지” 최 씨는 지금까지 잘못한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아들은 장성해서 타지에 살지만 함께 사는 아내에겐 지금부터라도 잘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예전에는 이런 교육이 없어 아예 가족을 대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며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아버지학교를 적극 추천했다.

최 씨는 앞으로라도 권위의식을 가진 성내는 아버지가 아닌 소통하는 아버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마누라! 그간 미안했어. 앞으론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