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잇단 투자포기… MOU체결 효과있나?

지난해 MOU 7개 기업 중 3곳 입주포기
법적 구속력 없어 투자무산 등 속출

2015-05-07     서용덕 기자

군이 투자협약 양해각서(MOU)체결을 통한 기업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MOU가 실제투자로 이어지는 실적이 저조해 실효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군이 최근 10년간 군이 기업과 MOU를 체결한 건수는 15건으로 이 가운데 기업 이전 및 신설을 위해 체결한 건수는 13건으로 나타났다. 2008년 1건, 2009년 1건, 2011년 1건, 2012년 2건, 2013년 3건, 2014년 7건 등으로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나 투자무산이 속출하고 있다.

군에 따르면 지난해 알루미늄 용해 전문 기업인 경남금속 등 7개 기업과 총 1700억 규모의 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1년여 만에 음식물처리기 및 식기세척기 생산업체인 영아이 등 3개 기업이 입주 포기의사를 밝히는 등 MOU 파기가 잇따르고 있다. 영아이는 지난해 12월 군과 MOU를 체결하고 2017년까지 250억 원을 투자해 내포신도시 산업용지 내 3만3000㎡ 부지에 20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었으나 입주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군과 지난해 8월 MOU를 체결하고 조명장치 제조업체인 한아테크(주)와 화이브엠텍(주)도 각각 125억 원을 투자해 내포신도시 산업용지에 오는 2016년까지 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최근 입주포기 의사를 밝히며 MOU를 파기했다.

정식으로 입주포기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지난해 3월 MOU를 체결한 알루미늄 압출제품 생산 업체 대진경금속(주)도 당초 올해 80억 원을 투자해 홍성일반산업단지로 이전키로 했으나 최근 본사 공장을 리모델링하는 등 사실상 입주포기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잇단 MOU파기와 관련해 군 경제과 관계자는 “기업들의 경우 경영이나 투자환경이 조금만 변해도 난색을 표하는데 내포신도시 입주 예정 기업들의 경우 내포신도시 첨단산업단지 지정이 늦어지며 시기가 맞지 않는다며 입주를 포기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잇따른 MOU파기는 MOU 자체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민간기업 입장에서 투자 환경이 조금만 변화될 경우에도 투자를 강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기업과 MOU 체결 시 투자계획을 공개하지 않는 등 투명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과의 MOU체결은 기업유치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을 위한 자구책이지만 잇단 MOU파기는 행정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 황현동 위원장은 “실적위주의 MOU 체결이 아니라 기업의 구체적인 경영상태와 투자의지를 파악해 실질적으로 투자할 기업에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도 기업유치를 위해 적극성을 보여야한다”며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의지를 보인다면 법의 한도 내에서는 최대한 혜택을 줘 실질적인 기업 유치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