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생각나는 선생님 있다 76%, 없다 24%
한국갤럽조사, 교사들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 83%
스승의 날의 의미는 교권존중과 스승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여 교원의 사기진작과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하여 지정된 날로 말하자면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자’는 뜻으로 만든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가끔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 오늘날 교육적 의미에서 사람들의 말을 빌리자면 “선생은 있지만 스승이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 ‘스승’이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이라는 뜻만이 아니라 삶의 지혜까지도 가르치는 진정한 ‘선생님’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늘날 스승의 날은 1958년 5월 8일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세계적십자의 날을 맞아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교사들을 위문하기 시작하면서 스승의 날을 제정하자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이런 계기로 1963년에는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에서 처음으로 5월 26일을 ’은사의 날’로 정했다. 이후 2년 뒤인 1965년에는 겨레의 위대한 스승이신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다시 정하고 기념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한국갤럽이 지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전국 성인 1005명에게 스승의 날이 되면 어느 시절 선생님이 가장 많이 생각나는지 물은 결과 초등학교(국민학교) 선생님 35%, 고등학교 선생님 20%, 중학교 선생님 15%, 대학 5%, 기타 1% 등 전체 응답자의 76%가 ‘스승의 날에 생각나는 선생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요즘 선생님들은 학생들로부터 존경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조사원의 인터뷰로 이뤄진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이다. 스승의 날이 되면 생각나는 선생님은 세대별로 달랐는데, 초등학교 선생님은 40대 이상에서 첫손에 꼽혔고, 고등학교나 중학교 선생님은 연령대가 낮을수록 많이 응답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최근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20대는 33%가 고등학교 선생님을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선생님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는 응답은 20~30대에서 약 10%, 40대 이상에서 약 2%로 대비됐다. 이 같은 현상은 세대별 상급학교 진학률 격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의무교육은 1950년대 후반, 중학교 의무교육은 1985년 도서·벽지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확대됐고 고등학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등록자 기준)은 1990년 27%, 2000년 62%, 2010년 75%, 2014년 71%다. 지난 1년간 학창시절 선생님에게 전화, 선물, 방문 등으로 감사 인사 여부를 물은 결과 22%가 한 적이 있다, 78%는 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83%가 그렇지 않다, 9%만이 존경받고 있다고 답했으며 8%는 의견을 유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 연령, 지역, 직업 등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요즘 선생님들이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70%를 넘어 우리 교육 현장을 우려의 눈길로 보는 사람이 많았다. 요즘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존경받지 못한다는 인식은 경쟁·입시 위주 교육이 사교육을 부추기고, 사교육 비중이 커지면서 공교육은 더 후퇴하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이다. 따라서 실추된 교권(敎權)을 다시 확립하는 데는 일선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국가 차원에서의 장기적 교육 방향과 정책 수립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