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전해요~ <30>

“여보,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줘서 고마워~”

2015-06-19     장윤수 기자

이번 주 마음을 전할 주인공은 홍동면 금평리에 사는 귀농 18년차 이환의(51·사진) 씨다. 이환의 씨는 아내 오미정(49) 씨에게 결혼 이후 간직했던 속마음을 전했다. “2년 전에 아내가 제 휴대폰을 달라고 하더니 자기 번호에 ‘집안의 해’라고 바꾸더군요. 아내의 어원이 ‘안해’, 즉 집안의 해라며 앞으로 그렇게 모셔달라고 하더라고요. 이어 아내의 휴대폰에 제 이름은 ‘언제나 내편’이 됐습니다. 앞으로 남의 편은 그만 들고 자기편을 들어달랍니다. 저는 도시민에서 농부로 변신한 이후 특유의 오지랖으로 귀농 후배들을 안내하느라 아내와 아이들에게 소홀했습니다. 아이들 운동회에 가도 일이 바빠 밥만 먹고 오는 경우가 다반사였으니까요. 그렇게 지금까지 만난 도시민이나 새내기 귀농인이 만 명이 넘어갑니다”

이제는 금창영(홍동면 월현리)씨처럼 그의 뒤를 잇는 든든한 후배도 생기고 귀농지원센터가 설립돼 한결 짐을 덜었다는 이환의 씨는 “얼마 전 아내에게 현장에서의 상담과 안내는 올해까지만 하고 교육에만 전념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환의 씨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는 평형’과 ‘사랑하기 때문에 혼인하는 게 하니라 사랑하기 위해 함께 한다’는 결혼 전 둘만의 서약과 함께 얼마 전 저녁 산책에서 들었던 부인의 간절한 바람을 그대로 전했다. “여보, 당신이 말했죠. ‘남는 여유와 시간은 온전히 가족에게 돌렸으면 좋겠어요. 나도 당신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당신이 최고라는 소리를 종종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예요. 올 결혼기념일에도 어머니 간호하느라 여행을 미뤘는데,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오랫동안 내 곁에서 항상 함께해 준 당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