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49>
2015-07-09 한지윤
재빨리 생각해 보던 호동은 비로소 알아차렸다. 그와 동시에 얏호! 소리치고 싶은 것을 겨우 참았다. 자신과 신중이 마무리 점검을 위해 약간 일찍 만나기로 했고, 수연과 보자 역시 그런 뜻에서 그것도 그토록 일찍 나타나는 열성에 완전히 감동되고 감격했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호동은 신중이 나타날 때만을 초조하게 기다리며 그 골목 입구에 있었던 것이다.
“정말이야?”
듣고 난 신중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렇다니까. 아무래도 우린 찰떡 궁합인가 보다, 우히히!”
“헤헤헤……”
둘이서는 입에서 침이 튀기도록 합세해서 웃어댔다. 무엇이 그들을 순간적인 바보 칠득이로 만들어 놓았는지 모를 일이었다.
잠시 후.
호동이 정색하며 물었다.
“그냥 여기서 기다릴까?”
“밖에서?”
“응.”
“글쎄……”
언제나 분수 뿜듯이 용기백배하던 호동도 이 순간만큼은 몹시 망설이는 눈치였다.
“시간이 겨우 십 분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다른 데 가서 기다릴 수도 없고……여기 죽치고 있자니 체면이 또 그렇고……”
“너도 망설일 때가 다 있구나?”
신중은 말못하는 사람이 전화하는 광경을 목격한 기분이었다.
“꼭 그래서가 아냐, 이건.”
“뭐가?”
“망설이기 때문이 아니란 말야.”
“그럼”
“가만, 할 수 없지. 그냥 치고 들어가자!”
호동이 드디어 용기있는 리더의 기질을 발휘했다. 신중이 앞에서 망설이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아서가 분명했다.
“정말 그럴래?”
“싸나이가 뭘 망설이냐, 안그래? 어차피 만날 건데 공연히 바보처럼 망설였어.”
“약속 시간도 안됐는데 좀 이상하지 않을까?”
“네가 무슨 영국신사니? 만나다 보면 이를 수도 있고 늦을 수도 있는 거지, 안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좋았어. 따라와!”
짠짜라짜안-호동이 앞장서서 호기좋게 커다란 유리문을 밀고 안으로 성큼 들어섰다. 임전태세를 완벽하게 갖춘 돌격대 같이 굳어진 용기가 온 얼굴에 넘쳐흘렀다.
별로 넓지 않은 장소였기 때문에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수연, 보자들과 눈길이 마주쳤다.
“어머!”
“어머나?”
수연과 보자는 동시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동시에 벽에 걸린 시계들을 쳐다보았다. 자신의 팔목에 손목시계가 있었지만 그건 전적으로 반사본능적인 행동이다.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