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척수염 투병중인 아이에 희망의 불빛을!
축구선수가 꿈인 아이의 희망… 희귀병이 앗아가
한부모 가정 생활고 시달려… 후원의 손길 절실
2015-10-29 이은주 기자
항상 웃음기 가득한 얼굴과 해맑은 목소리로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정수(가명) 군은 축구선수가 꿈이었다. 축구선수 웨인 루니를 가장 좋아한다는 정수 군이 더 이상 축구를 할 수 없게 된 것은 2013년 10월. 갑자기 다리가 아프다는 말과 호흡곤란 까지 오게 된 정수는 허리통증과 함께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진단한 결과 급성 횡단성 바이러스 척수염이라는 희귀병을 진단받게 됐다.
원인조차 알 수 없는 희귀병으로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는 의사의 소견에 따라 정수는 걸을 수 있기만을 바라며 국립재활원에서 3개월 동안 재활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정수의 상태는 나아지기는커녕 합병증으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몸은 점점 더 지쳐갔다. 재활치료를 매일 해줘야 되지만 생활여건이 안되는 정수는 군에서 지원되는 약간의 치료비로 지역 내 재활치료센터에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 치료 받는게 전부다. 하반신 마비로 하체에 전혀 감각이 없어 배로 밀고 다니며, 현재 휠체어에 앉아서 생활하고 있는 정수는 이제 하반신 마비보다 척추 측만증과 욕창, 다리 골절(골다골증) 등 합병증으로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밝고 개구진 모습을 잃지 않는 정수에게도 단 한 가지 하기 싫은 게 있다. 밖에 외출을 나가고 식당 등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다. 정수가 움직이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란다. 휠체어를 탄 정수를 이동시켜야 되고 식당에 가게 되면 주위사람들 시선 속에 또다시 불편함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엄마 김미자(가명)씨는 정수가 구김살 없이 밝게만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에 힘든 삶에 대해 내색조차 할 수 없다. 김 씨의 가혹한 운명은 지금부터 10여년 전 시작됐다. 현재 중학교 1학년인 정수의 누나가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소아암 판정을 받으면서 김 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다녀야 했다. 다행히 청로회와 보건소 등 주변의 도움으로 완치가 됐지만 지금도 정기검진을 위해 한달에 한번 씩 병원을 다녀와야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수의 아버지는 힘든 삶에 지쳐 결국은 가족을 떠나게 됐고 그런 아버지 조차 뇌종양으로 쓰러져 양육비 지원조차 어려워 오로지 김 씨 혼자의 힘으로 아이들을 돌보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누군가가 항상 곁에서 지켜줘야 하는 정수에게 엄마는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한시도 정수 곁을 떠날 수 없는 김 씨는 당장 관리비 낼 돈이 없어도 일하러 나갈 수가 없다. 학교 등하교는 물론 대소변을 받아줘야 되는 등 정수의 손발이 돼줘야 하기 때문이다.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밤새도록 일하고 싶다는 김 씨는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견딜 수 있지만 아이들은 커가는 데 당장 생활비 조차 마련하기 힘들어 수많은 날을 혼자 숨죽여 운다. 김 씨 가족의 한달 생활비는 관리비, 임대료, 난방비, 치료비 등을 포함 해 100만원 남짓 든다.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생활비로 인해 매일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정수를 위해 수백만원이 넘는 재활치료기를 구입해 주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힘든 삶속에 지쳐가지만 정수로 인해 힘을 얻고 살아간다는 김 씨는 “장애 1급 판정을 받고 정수를 휠체어에 태우고 학교를 가면서 주위시선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하지만 교실 앞에서 문을 활짝 열고 친구들을 반갑게 부르며 환하게 웃는 정수를 보며 부끄럽고 미안함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며 “지금은 많이 힘들지만 희망의 끈을 놓치는 않는다. 아직도 걸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밝게 살아가는 정수를 위해 열심히 살아보려 한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이 세상에서 엄마와 치킨과 루니가 제일 좋다는 정수에게 희망의 불빛이 밝게 비쳐주길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