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로 예술의 다른 형태 구현하고파”

광천읍 대평리 정동희 작가

2015-11-26     서용덕 기자


광천읍 대평리에서 유기농업을 하는 정동희 씨는 농업에서 생태적인 대안을 찾고자 하는 미술가다. 정 작가를 만나 농부이자 화가인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기도 양주시가 고향인 정 작가는 1990년대 초 작품 활동만으로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이야기하기에 한계를 느껴 변화를 모색하고자 시민사회활동에 투신했다. 정 작가는 “기존 공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교육을 모색하다 풀무학교를 알게됐다”며 “마침 아들이 풀무학교에 입학하며 인연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후 정 작가는 미술과 관련해 풀무학교의 교육 요청으로 매주 경기도 집과 홍성을 오가며 교육을 진행하는 등 풀무학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풀무학교와의 인연으로 2000년에 개설된 풀무학교 전공부에서 지난 2012년까지 10여년간 미술을 가르치며 학생들과 동거동락해왔다.

정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기법과 같은 것보다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시행착오를 반복해가며 사고의 폭을 넓히고 편견을 깨기를 바랬다”고 말했다.
농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적 가치를 근간으로 삼는 풀무학교를 통해 정 작가는 그동안 시민사회활동을 하며 꿈꾸던 것을 현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농촌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대하겠다는 마음으로 도시에서의 활동을 정리하고 2008년에는 지금의 광천읍 대평리에 집과 농지를 구해 가족과 함께 완전히 홍성에 정착했다.
이후 젊은협업농장과 홍성유기영농조합 조합원 등으로 참여하며 유기농사 이외에도 전공인 미술을 살려 마을의 공간에 어떠한 기능을 부여하면 좋을지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농사 전문가도 아닌 화가가 유기농업을 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농사일에 투자해야 하지만 농사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정 작가는 “농사에 여러 가지 가치를 부여하는데 여기서 농사를 통해 예술의 또 다른 형태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