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반 아이들은~컨닝 안 해요 <66>

2015-11-27     한지윤
“아니란 말야?”

“넌 어째서, 고추달고 있으면 어디 꺼내놔 봐. 조개끼리 다퉈 봐야 뭘 하겠니?”
“어머어머 이젠!……”
그 때까지 다른 손님이 들어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만 풀어라. 그 입담."
수연이 쪽에서 항복하는 백기를 들고 말았다. 보자의 그같은 입심 앞에서 더이상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이 땅에 없을 것이다.
"진작 그러실 일이지."
"그건 그렇고, 너 나하고 그럴 수 있니?"
"무슨……."
"앙큼떨지 마."
"이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무슨 앙큼이니. 내가."
"너 왜 약속 깼지?"
"호도알이니, 깨게? 허긴 사내들 어디엔 호도알과 똑같은 게 두 개 있다고 하더라."
"말머리 돌리지 마. 자꾸 그러면 정말 화낼 테야!"
그게 단순한 위협이 아님을 보자는 금방 알아차렸다. 농담은 그만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서서히 정색을 했다.
"좋아. 네가 알고 있는 모양이니까 숨기지 않겠어."
"변명할 말 있니?"
"수연아, 미안해. 허지만 어쩔 수 없었어."
"뭐라고?"
"난 너하고의 약속을 죽어도 지키려 했어. 정말야. 내가 거짓말 못하는 거 너도 알지?"
"전엔 그랬지만 지금은 못 믿어. 어떻게 믿겠니?"
수연의 눈에도 보자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이 보였다. 불신을 해소시켜 줄수 있을 그런 표정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네가 믿지 못하면 어떡하니."
"뭐라고?"
"정말야. 난 외출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 애가 심각하게……"
"넌 나가지 않으려 했는데 그랬단 말이지?"
그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상세히 알고 있는 수연이었다. 즉 보자는 호동이의 강요 때문에 약속을 어기고 말았던 것이다.
"정말야. 믿어 줘. 하늘에 두고 맹세할 수 있어."
"난 실망했다."
"그래?"
"우린 같은 여자야. 넌 자존심도 없니. 남자가 나오랜다고 약속까지 깨며 쪼르르 달려나가게?"
"미안하다."
"생긴 건 무거운데 생각은 왜그렇게 가볍니?"
"여잔 약하거든."
"뭐라고?"
"아무리 내가 무거워도 역시 여자잖니."
"이미 그렇게 잡혔어?"
"잡혀?"
"그럼 아냐?"
"그런소리 마. 난 아무한테도 잡히지 않았어."
수연이의 기분은 훨씬 진정되어 있었다. 주인에게 떡볶이와 등등의 음식을 푸짐하게 시켜놓고 먹어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보자야."
"응?"
"니네들 단둘이 만나 어디가서 뭘 했니?"
"뭘 해?"
"그래."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