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정례회, 의원들은 어디에?
지역구 행사 참석차 자리 비워…잠자고, 휴대전화 만지고
군정 견제 본연의 기능 못해…의회 위상 추락은 ‘자업자득’
2015-12-04 이은주 기자
홍성군의회 제232회 제2차 정례회가 열린 본회의장이 한산하다 못해 썰렁한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군의회는 지난달 26일부터 2일까지 2015년도 군정업무 추진실적 및 2016년도 주요 업무계획에 대해 보고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달 27일에는 문화관광과를 시작으로 4개 실과에 대한 군정 하반기 주요업무 추진실적과 내년도 주요업무에 대해 보고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날 문화관광과와 종합민원실의 업무보고가 있던 시각, 본회의장은 자리를 떴거나 아예 출석을 하지 않은 의원들로 곳곳의 책상은 회의 자료만이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상근 군의장이 충남시군의장협의회 참석차 자리를 비워 김헌수 부의장이 의장직을 대신한 가운데 일부의원들은 동시간대에 열린 지역구 행사에 참석하느라 회의장을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의원들도 보고청취도중 수시로 자리를 비우는가 하면 자리에 있더라도 잠을 자거나 휴대폰을 매만지는 등 군정을 견제하는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몇몇 의원들은 실과 업무보고가 끝날 때까지 단 한번의 흐트러짐 없이 끝까지 자리를 지킨 채 경청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번 회기는 집행부로부터 한해 동안의 군정성과를 보고받은 후 질의를 통해 사업추진과정상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한편 앞으로의 추진계획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 집행부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것이다. 9만여 홍성군민의 대표로서 군민을 대신해 군 살림살이를 꼼꼼히 따져야 할 의원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자리를 비우고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 예산안 심사가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입만 열면 군민의 대표라고 자임하고 군정을 감시견제하는 것이 군의원들의 책무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의정활동조차 하지 못하니 군의회가 제 기능을 발휘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홍성YMCA 강국주 이사는 “내년도 예산심의를 앞두고 한해를 결산하는 중요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는 군의회의 행태는 의회 위상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상근 의장은 “지역민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의원들이다보니 지역구 행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부득이하게 자리를 비우게 됐다”며 “군의회는 심도 있고 효율적인 예산안 심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해 말 예산안 심의 당시 군의회는 ‘함께하는 홍성·신뢰받는 의회’ 구현을 위해 군민을 위한 의정활동에 매진하는 한편 내년도 홍성군 살림살이를 심사하는 중요한 회기인 만큼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을 통해 의회의 진가를 집행부에 제대로 발휘 하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