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없는 농약살포기’개발,농민발명가

홍북면 중계리 오병모 씨

2015-12-08     서용덕 기자


농약중독으로 사경을 헤매다 회복한 농업인이 농약중독 우려를 줄인 농약살포기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인 홍북면 중계리의 오병모(62) 씨. 오 씨는 아산 출신으로 3년 전 홍북에 정착한 농민으로 올해초 비닐하우스에서 농약을 살포하다 농약중독으로 쓰려져 사경을 헤매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회복한 오 씨는 농약중독이 농민의 생명에 큰 위협이라는 것을 깨닫고 농약살포 시 농약중독 우려를 줄일 수 있는 농약살포기 개발에 나서 지난 8월 ‘중독없는 농약살포기’ 개발에 성공했다.
오 씨는 “농민이 피땀 흘려 만든 농산물을 먹고 살지 돈 먹고 사는 사람은 없다”며 “매년 수많은 농민이 농약중독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데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우리사회가 안타까웠다”며 농약살포기 개발 배경을 말했다.

실제 농림수산식품부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남성 농업인 1958명을 대상으로 한 농약 노출 조사결과에 따르면 농약 중독증상을 호소한 농업인은 4명 중 1명꼴인 449명(23%)로 조사되는 등 농약중독이 농업인의 생명에 위협을 주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 씨는 기존에 개발된 국내외 농약살포기 1만8000여 종을 살펴보고 장단점을 분석해 ‘중독없는 농약살포기’를 개발했다. 지난 8월경 특허청에 실용신안등록 신청을 냈으며 심사 중에 있다. 오 씨의 설명에 따르면 ‘중독없는 농약살포기’는 농약분사구와 농약살포자의 이격거리를 1.4m~4m까지 조절할 수 있어 농약이 호흡기로 들어갈 우려 줄였다는 설명이다. 또한 분사구 높이는 최소 20cm에서 2m까지, 분사각도도 상하, 평행 등 자유롭게 조절할 수 이어 다양한 작물에 적용이 가능하며, 작업시간도 수동농약살포기와 비교해 10분의 1수준으로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오 씨는 “무인농약살포기 등 농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농기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형 대규모 농장에서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고가라 비현실적”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농약살포기는 가격도 저렴하고 사용법도 간편해 영세농업인들의 농약중독 우려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씨는 앞으로도 영세농업인을 위한 농업관련 발명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오 씨는 “극소수 농업기업이나 연구소 등에서나 가능한 비현실적인 농업정책과 농업행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우리의 생명을 살리고 지키는 먹거리를 만드는 농부들을 위한 농기계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