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중, 통폐합 보조금 일회성 행사에 ‘펑펑’

학생들 수요조사 후 노트북·자전거 등 지급
내년 초 이탈리아 수학여행까지… 개선 시급

2015-12-18     장윤수 기자

광천중학교가 통폐합을 위한 보조금을 일회성 행사에 사용해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광천중은 광천여중과 통폐합이 결정된 이후 지난해 4억8000만원, 올해는 8억800만원의 보조금을 교부받았다. 그런데 이 금액 가운데 4억2600만원이 학생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노트북, 자전거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됐고, 내년 초에는 1억5000만원이 수학여행 경비로 사용될 예정이어서 일부 학부모와 지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광천중은 지난해 말 통폐합에 따른 보조금을 교부받아 200여명의 학생들에게 수요조사를 실시해 1인당 200만원 상당의 노트북·자전거 등의 물품을 지급했다. 또 운영위원회 심의와 학생 설문조사를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8일까지는 3학년 학생 56명이 이탈리아로 해외 수학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결정했다. 보조금을 활용하기 때문에 참가 학생들은 전액 무료로 수학여행을 떠나게 된다.

지난 15일 광천중학교 학부모 A씨는 “광천중의 보조금 사용은 전형적인 혈세 낭비 사례”라고 지적하면서 “아이가 재학생으로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뭔가 찜찜하고, 보조금을 무분별하게 집행하는 학교의 행태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통폐합 보조금은 지금 재학 중인 학생뿐만 아니라 앞으로 광천중에 올 모든 학생을 위해 시설 개선이나 학업 프로그램 강화 등에 사용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천중 관계자는 “물품 지급의 경우 당초 보조금 지급 명목에 따라 집행한 것이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내년에 진행될 수학여행에 대한 예산은 지난해 말 급하게 보조금을 신청, 지급받다보니 운영위원회의 사전 협조를 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9월 교장이 새로 부임해 학부모 총회를 열고 보조금 사용 문제에 대해 협의하는 등 전반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여 현재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사전 운영위원회의 엄격한 심의를 거쳐 더욱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6월에도 보조금 활용을 두고 학교운영위원회와 학교 간 갈등을 겪은 바 있는 광천중은 현재 임시 수용교로 옛 광천여중을 사용 중이며, 특수 1학급을 포함한 7학급, 156명 수용규모 기숙형 학교가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옛 광천중 자리에서 공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