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속, 군민안전 위해 거침없이 달린다
이 사람이 궁금하다 (9)
- 홍성군 도로안전을 책임지는 ‘제설작업팀’
출근길 안전 위해 새벽 3시 빙판길 나서
위험한 업무에 ‘무기계약직’… 처우 개선필요
군민들이 잠든 사이 폭설이 내리면 제일 먼저 폭설 속으로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관내 군도의 제설작업을 담당하는 제설작업자들이다. 총 8명으로 구성된 제설작업자들은 국도와 농어촌도로를 제외한 관내 모든 군도의 제설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내포신도시까지 작업 반경에 포함되면서 업무의 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군에서는 15톤 트럭 3대와 2.5톤 트럭 1대, 1톤 트럭 1대 등 총 5대의 제설차량을 작업에 투입하고 있다. 작업자들은 4m 높이의 제설차량 위로 올라가 한 대 당 24톤의 소금과 12톤의 염수를 손으로 직접 넣어야 한다. 이렇게 용량을 가득 채운 차량들이 세 차례의 작업을 반복해야 제설이 완료된다.
제설작업자 홍찬기 씨는 “눈이 오면 새벽 3시경에 비상연락망을 통해 연락이 온다”며 “임시 대기실에 모여 있다 각자 맡은 장비를 챙겨 폭설 속으로 거침없이 뛰어든다”고 말했다. 출근길 안전과 교통 대란을 막아내는 것이 목표인 이들의 작업은 통상 새벽 7시가 되기 전에 모두 마무리된다. 작업자들은 제설이 완료된 도로에서 군민들이 안전하게 오가는 모습을 보면, 고된 일로 쌓인 피로가 싹 풀린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빙판길에 사고라도 발생하면 마치 저희들 때문인 양 죄송스럽죠. 작업을 소홀히 해서 그런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가장 먼저 드니까요. 그래서 더욱 게을리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많은 이들이 깊은 잠에 빠진 새벽 3시에 고된 작업을 하는 것이 녹록지만은 않다고 말하는 제설작업자들. 그러나 작업자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따로 있다.
“아파트 근처 도로에 불법으로 주차된 차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습니다. 그렇잖아도 비좁은 도로를 막고 있는 차량들 때문에 제대로 작업을 하기도 어렵고, 그렇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들에게 돌아가니까요. 내 집 앞처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 때문에 하지 못할 때가 가장 안타깝습니다.” 눈이 오지 않을 때는 도로보수원으로 근무하는 작업자들은 경찰이 해결하는 교통사고를 제외한 도로의 모든 일을 담당한다. 부서지거나 망가진 표지판이나 가드레일은 물론, 푹 파인 도로까지 도로 보수 관련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은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하는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도로작업을 할 때 멀리서 달려오는 차에게 옆길로 가라고 수신호를 하죠. 일반적으로 승용차나 버스들은 수신호에 따라 서행하는데, 간혹 덤프트럭들이 속도를 줄이지 않곤 합니다. 그럴 때면 정말 가슴이 내려앉는 것만 같죠. 또 앞에서 길을 막는다고 욕을 하고 가는 운전자들도 있습니다.” 원활한 교통 상황을 위해 대부분의 작업을 야간이나 새벽에 진행하는 작업자들. 군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이들의 아름다운 미소가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무기계약직이라는 또 다른 이름 때문은 아닐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