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고양이의 공존을 꿈꾸다”
홍성길고양이보호협회 이영주 총무
“지난해 10월,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던 ‘캣맘’ 세 사람이 뜻을 모아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습니 다. 지금은 온라인 모임과 오프라인 모임을 함께 하고 있고, 꾸준히 참여하는 회원 분들이 10명 정도 되네요.”
홍성길고양이보호협회 총무를 맡고 있는 이영주 씨의 말이다. 이 씨는 대학생 때부터 고양이를 길러 왔고, 지금은 길고양이들에게도 물과 사료를 주고 있는 ‘캣맘’이다.
“대학교 신입생 때 고양이가 예뻐서 펫샵에서 데리고 왔죠. 사료를 먹이고 꾸미고 입히며 예쁘게 키웠는데, 어느 순간부터 길에서 돌아다니는 고양이들이 보이더라고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와 길고양이들이 뭐가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배고픈 채로 길을 서성이는 모습이 불쌍하게 여겨졌어요.”
이 씨와 같이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캣맘은 홍성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사람 먹을 것도 부족한데 고양이에게 신경을 쓴다’, ‘동물에게 유난을 떤다’며 눈총을 보내기도 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캣맘들은 사람은 싫어하고 길고양이만 좋아해서, 혹은 유난해서 먹이를 주는게 결코 아닙니다. 도시 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고양이가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를 막기 위해 먹이를 주는 것이죠. 법적으로도 길고양이는 분명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로 명시돼 있습니다. 캣맘들의 활동에 대한 이분법적 시각보다는, 고양이와 사람의 ‘공존’이라는 단어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이 씨와 같이 ‘캣맘’ 혹은 ‘캣대디’로 활동중인 이들이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다. 사료와 물을 함께 줘야 한다는 것. 겨울철이면 물을 마시지 못하는 길고양이가 많으므로 사료를 주기 어렵다면 상가나 집 앞에 물만 떠놔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사료를 한두 번 줄 바에는 차라리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람 손에 길들여진 길고양이가 다시 야생성을 되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먹이를 주게 된다면 염분이 없는 사료 등을 주시고, 먹이를 주는 곳 주변과 배설물은 깨끗이 치워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그것이 진정 길고양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길이니까요.”
홍성길고양이보호협회에서는 TNR(Trap-Neuter-Return)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TNR은 길 고양이의 번식을 막기 위해 중성화 수술을 시킨 뒤 제자리에 방사하는 것이다. 단순 포획으로 길고양이를 없애도 인접 지역의 고양이들이 다시 자리를 잡게 돼 TNR만이 길고양이 개체수 증가를 막는 최선의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홍성군은 군 단위 지자체에서는 드물게 3년 전부터 TNR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길고양이들은 임신 기간이 2개월 정도고, 수유기간도 2개월 정도입니다. 그렇게 4개월이 지나면 다시 발정이 나고, 교미를 해야만 발정기가 끝나는 생리체제를 가지고 있죠. 때문에 TNR은 매우 중요하고, 저희 협회도 군과 연합해 지속적인 TNR 활동에 나설 계획입니다.”
관내에서 포획된 고양이들은 지정된 동물보호센터에서 보호되다가 10일 동안 입양되지 않으면 안락사에 처해지고 있다. 길고양이보호협회에서는 충분히 살 수 있는 생명의 안락사를 막기 위해 입양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입양되는 고양이들은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경우 전날까지만 해도 주인 무릎에서 잠을 자던 고양이들입니다. 또 저희 협회에서는 고양이의 뼈나 피부, 기타 건강문제가 있으면 모두 치료한 뒤 입양해드리니 많은 관심을 부탁합니다.”
역량이 된다면 고양이뿐만 아니라 유기동물 전반에 대해 신경을 쓰고 싶다는 이 총무와 홍성길고양 이보호협회. 생명을 사랑하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매서운 겨울을 녹이고 있다. 홍성길고양이보호협회에 관심이 있거나 후원을 원할 경우, 온라인 카페(http://cafe.naver.com/hscats)를 방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