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三)

2016-03-03     주호창 <광천노인대학장>

온 누리에 생기가 약동하는 봄은 오는데 그냥 봄이 아니라 새 봄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새로운 것을 좋아하니 2016년 새해의 1월은 해가 바뀌는 첫 달이어서 새롭고 2월은 우리민족의 고유명절인 설이 있어서 새롭고 3월은 학교마다 새 학년이 시작되어서 새로운 달이기도 하다.

과연 ‘새’ 것은 무엇일까? 한문에 ‘일신우일신(유신)’ (日新又日新(維新))이라는 말은 ‘새로움은 날마다 새롭고 또 날마다 새로운 것이 진정 새로운 것’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심경적인 면에서의 새 것을 뜻하기도 한다. 또한 사람들은 1에서 10 가운데 가장 좋아 하는 숫자가 3이라 하고 3월이 되었으니 3(三)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한글의 창제 원리도 천(하늘), 지(땅), 인(사람)을 모방하여 만들었고 3자 간의 결합을 의미 한다. 3월이면 우리민족이 독립을 선언한 3.1절의 33인도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고 신앙상의 3위일체(三位一體)도 깊이 생각할 신조이기도 하다. 어떤 이는 3위일체를 물에 비유하여 설명하기도 하는데 본질인 물이 기온이 낮으면 얼음이 되고 온도가 높으면 수증기가 되지만 모양만 다를 뿐 본질은 변함이 없음을 말한다. 우리의 삶도 시대와 환경에 따라서 형태가 변하는 물리적 변화는 수용하지만 본질까지 변하는 화학적 변화는 삼가야 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윤리도덕인 3강5륜(三綱五倫)도 시대가 변할지언정 그 근본 사상이나 중심까지 버리거나 변해서는 안 되는데 어쩌면 오늘날 우리사회에 나타나는 가정의 붕괴나 가족의 해체에 따른 비극의 원인은 여기에 기인되는 것이 아닐까! 공자가 말한 1일3성(一日三省)은 하루에 3번을 반성하라는 우리의 삶에서 지향해야하는 생활 규범이기도 하며 작심3일(作心三日)은 그다지 바람직한 습관이 아니다. 그리고 3사일언(三思一言)은 3번 생각하고 말하라는 교훈적인 생활 태도이지만 실천하기는 힘들어도 역지사지로 상대방의 입장을 한 번쯤은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이처럼 3자와 관련하여 독일의 철학자 헤겔의 변증법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변증법에 정(正), 반(反), 합(合)의 원리는 정과 반이 모여서 합이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인간은 아기로 태어나서 성장하며 수많은 문제에 봉착하는데 자신의 가치관(正)과 다른 것들과 마주치게 되며(反)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인간은 더 높은 통합의 과정인 합(合)으로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정과 반의 과정에 머물거나 여기에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포기하여 조화와 화합을 이루지 못하는데 형이하학(形而下學)이 아닌 형이상학(形而上學)으로 승화하는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기미 독립선언문에 “아! 신천지가 눈앞에 펼쳐지며, 위력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오도다, 새봄이 세계에 움터 만물의 소생을 재촉하도다”라는 말처럼 2016년 새해 새봄에 새로운 마음으로 새 출발을 하는 3월의 새 아침이 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