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마을 조성 ‘이대론 안된다’

사유지 건축허가 ‘경관 훼손 우려’
종합 경관계획·세부지침 마련해야

2016-11-17     이은주 기자

홍성군이 고암 이응노 화백의 생가와 기념관을 기반으로 ‘고암 예술마을’을 조성하고 있는 가운데 종합적인 경관계획과 세부지침을 마련해 문화예술마을로서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은 지난 해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 문화특화마을 조성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3년간 국도비를 포함해 총 6억원의 사업비가 연차적으로 투입된다. 군은 이응노 생가 기념관 일대를 대안적 농촌 삶의 문화지대로 조성해 귀농인구를 흡수하고 자립형 예술문화마을의 모델을 제시하는 등 농업과 예술이 이상적으로 결합한 명소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예술성을 가미한 주거공간과 식당, 펜션, 도서관 등을 꾸미고 주민들을 상대로 재교육을 실시하며 체험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고암 이응노화백의 생가와 기념관은 내포신도시와 인접해 있어 문화예술마을이 조성되면 홍성군과 내포신도시를 연계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이응노 생가를 방문한 기자의 눈에 비친 모습은 택지개발이 한창인 곳과 어느 새 건립됐는지 생가지를 가린 채 우뚝 솟아있는 건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주변 경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우후죽순 건립되는 건물들로 인해 자칫 문화예술마을 조성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개인사유지로 특별히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고암 이응노 생가지와 기념관 주변에 대한 종합적인 경관계획과 세부지침을 마련해 지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급부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저녁이 되면 주차장 불빛만 켜져 있을 뿐 고암 이응노 화백 생가지 및 기념관은 암흑 속에 묻혀 있어 존재조차 확인할 수 없다. 고암 생가 및 기념관에 야간 경관조명을 활용해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홍천마을 양주명 이장은 “마을주민들은 예술인들과 함께 서로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등 관광객이 체류할 수 있는 특화된 문화예술마을 조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우후죽순 들어서는 건물들로 인해 문화예술마을로서 이미지가 훼손될까 주민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와 관련 군 관계자는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는 부분으로 문화지구 지정 등으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지만 현재로선 어려운 상황으로 주민 협조가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본지에서 기획취재를 통해 총 10회에 걸쳐 보도한 ‘홍성 문화예술마을조성, 무엇을 담아야 하나’ 제하의 기사 중 헤이리 예술마을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헤이리 예술마을에는 건축설계지침이 마련돼 있다. 침은 마을 내 건물 볼륨과 높이, 간판 등의 제한과 건물과 건물사이 울타리를 없애고 페인트 칠을 금지해 최대한 인공미를 자제시키는 세부지침들이 마련돼 있다.  쾌적한 환경을 위해 공원광장 등 공유면적을 45%로 규정하고 개별건물의 3분의 1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만든 지침에 충실한 결과 헤이리는 예술인들이 꿈꾸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인식되고 있다.

이제라도 군은 종합적인 경관계획 등 세부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민동의하에 건축물의 높이와 건축물 및 공간환경의 배치, 형태, 전체 경관에 어울리는 색채 등 경관디자인 운영으로 무분별한 건축행위 등 건축 관련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