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TKP 송유관 토양오염 심각

천안시, 연기군 등 토양오염기준 10배도 넘는 오염지역도 있어

2008-08-20     편집국

최근 육군본부 TKP(한국종단 송유관)사업단의 폐송유관 철거 과정에서 실시한 송유관 매설지역 토양오염 조사 결과 대전·충남지역의 토양오염이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녹색연합은 해당 지자체의 오염내용 확인과 시정명령서 등 관련 자료를 정보공개 요청해 구체적인 오염내용을 파악했다.
이번 송유관 토양오염 문제는 대전시 세천저유소의 토양 및 지하수 오염 대책이 미흡한 가운데 확인돼 지역민들의 큰 걱정이 되고 있다.
TKP폐송유관(364KM)지역에 대한 토양오염도 검사는 2006년 9월부터 2008년 6월까지 자연환경연구소가 실시 한 것으로 전국 1,708개의 검사 시료 중 23개 지점에서 토양오염기준을 초과했다.
특히 대전충남지역은 대전 유성구 1개, 천안시 4개, 연기군 5개로 총 10지점이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초과해 타 지역 보다 심각한 오염 상황을 드러냈다.
대전시는 유성구 노은동 일대 폐송유관 지역에서 TPH(석유계 탄화수소)가 136.81mg/kg으로 토양오염 우려기준 ‘가’(과수원, 논 등 청정지역)지역 500mg/kg을 넘지 않았지만 BTEX(벤젠, 톨루엔, 에틸렌, 자일렌)가 115.79mg/kg으로 토양오염 우려기준 ‘나’(공장지역)지역(‘가’지역 기준 없음) 80mg/kg을 넘었다.
천안시는 부대동 두 지점이 각각 1,499mg/kg, 1,191.9mg/kg으로 토양오염 우려기준 ‘가’지역 500mg/kg을 넘었고 BTEX가 391.6mg/kg, 231.3mg/kg으로 ‘나’지역 토양오염 우려기준 80mg/kg의 5배와 3배를 초과해 심각성을 드러냈다.
연기군은 소정면 소정리 3지점에 TPH가 1219.7mg/kg, 587.5mg/kg, 638.9mg/kg으로 토양오염 우려기준 ‘가’지역 500mg/kg을 모두 넘었고 금남면 두만리도 TPH가 638.9mg/kg으로 토양오염 우려기준 ‘가’지역 기준치를 넘었다.
또한 신한리는 BTEX 가 898.09mg/kg으로 ‘나’지역 토양오염 우려기준 80mg/kg의 10배 이상 초과했다.
특히 연기군의 오염지역은 상수원보호구역과 인접한 곳도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세천저유소 뿐만 아니라 송유관 매설지역도 토양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현재 해당자치단체는 오염내용을 확인하고 시정명령을 육군본부에 내렸지만 자치단체별로 평가기준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국방부는 해당 구간에 대한 토양정밀조사와 정화사업을 2011년까지 계획하고 있지만 기준치 적용이 문제가 된다. ‘가’지역과 ‘나’지역 어떤 기준치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정밀조사시 오염면적과 정화수준이 달라지게 돼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육군본부 TKP 사업단이 상수원 보호구역에 있는 세천저유소도 ‘나’지역을 기준으로 토양오염 정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검이다. 상수원 보호구역은 유류오염 물질이 절대로 나와서는 안 되는 곳이다.
세천저유소 지역의 ‘나’지역 적용도 절대로 안 되지만 송유관 매설지역 오염지역도 대부분 농경지와 임야로 ‘나’지역이 아닌 ‘가’지역 기준 적용이 적합하다.
한편,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는 국방부의 대전충남지역 TKP 송유관 토양오염과 관련 ‘가’지역을 적용한 엄격한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자치단체와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화사업과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종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