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운 18세 여자아이의 술주정

철이삼촌의 쉼터이야기<48>

2017-06-18     이철이 청로회 대표

벨소리에 깨어나 “여보세요”하고 응답하니 한 어르신으로부터 온 전화다. “철이 삼촌, 밤늦은 시간에 전화해서 미안해요.”
내용인 즉슨, 명동거리에 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술을 마시고 친구들과 싸움을 하면서 기물파손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 전화를 끊고 바로 현장에 가봤다. 전화로 들은 내용 그대로였다. 술에 취한 여학생와 또래 학생들이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돼 있었다. 나는 이 광경을 지켜보다가 여학생 옆의 남자친구를 불렀다. 남자친구는 나의 부름에 깜짝 놀란 나머지 피던 담배를 끄고 다가와 “삼촌, 죄송합니다”라는 말부터 했다.
“왜 저러니?”하고 물어보니 친구들이 저 여자애에게 나쁜 말을 해서 난동을 부리고 있다고 했다. 술 취한 여학생에게 다가가 조용히 이름을 부르며 “왜 그러니? 술을 많이 마셨구나?”라고 하니 이 와중에도 “삼촌, 죄송해요. 사고 안치고 살려고 했는데 친구들이 나를 너무 잘못된 애로 바라보고 뒤에서 욕을 해요”라고 했다.
횡설수설하는 술 취한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는 “조용히 집에 가서 자고 내일 만나서 이야기 하자”고 말하고 귀가조치 후 숙소에 돌아와 보니 시계는 벌써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여학생이 이렇게 밖에 될 수 없는 가정환경을 생각해보니 마음이 아프고 착잡했다.
과연 이것이 아이의 잘못일까? 꽃다운 18세 여학생이 밤늦은 시간에 술을 마시고 길거리에서 기물파손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우리 사회와 부모님의 잘못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