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詩] 내 안에 바람이 분다

2017-07-17     김명숙<홍성도서관 문예아카데미 회원>

너를 더듬거리던
하고 싶은 많은 말들이
한없이 침묵할 때

마음 쓸 데가 없어
속없이 풀어놓은 낙서
사라져버린다 해도

쓸쓸함에 기대어
짐짓 못이기는 척
너를 다시 흘깃거리고

너의 눈 속에 비친
내 눈을 바라본
한 순간 만이라도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에
떨리는 숨결을 탓하며

지치게 앓다 앓다
닿을 수 없어 부딪치며
내 안에 바람이 분다

너는 또 늦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