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소리, 좋은 소리 형평성 있는 기사

관성상회 송성근 대표

2018-03-27     김옥선 기자

장날이 아닌 평일에는 홍성전통시장 안이 한가롭다. 예전에 비하면 사람들 발길이 거의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 것이다. 물론 한두 해의 일은 아니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각 지자체마다 고심을 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없다. 관성상회 송성근 대표는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하는 사업만으로는 절대 시장을 살릴 수 없다”며 “자연스럽게 하려면 어느 정도 흐름을 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송 대표는 “젊은이들이 시장에 일단 많이 들어와야 하고, 젊은이들 스스로 노력하고 이것이 내 직업이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관성상회가 문을 연지 어느새 80여 년이 되어간다. 송 대표의 어머니가 됫박 장사로 시작한 쌀가게는 이제 송 대표의 자식에게 승계해 줄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물러나야지. 은퇴할 때가 된 거지.”
예전 홍성전통시장은 윗 싸전과 아랫 싸전으로 나뉘었다. 각 싸전을 따라 소 구루마를 끌고 다니는 장사치들과 지게를 지고, 리어카를 끌고 다니는 사람들, 장을 보러 나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냇둑에는 나무전, 지금 마늘전 자리는 우전 등 각 품목들마다 자리 이름이 있었다. 우리 어머니는 자금 여기 가게 앞에 자리를 하고 앉아 도매와 소매 장사를 같이 했다.”
그 덕분에 송 대표는 어릴 적 적어도 밥은 굶지 않고 살았다고 회고한다.
“그 당시에는 모두 됫박으로 개량해서 됫박장사라 불렀다. 개량기가 나온 것은 1982년 이후다.”

관성상회에서는 농부들이 직접 생산한 쌀이나 곡식 등을 직접 매입하기도 한다. 한 할머니가 강낭콩 20kg을 들고 가게로 들어온다.
“콩 색이 좀 변했네.”라고 말하면서도 바로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값을 쳐준다.
“이게 왜 그런지 모르겄슈. 묵은 건 아녀.”
“근디 이런 걸 묵은 거라고 그려. 보관을 잘못해서 그랴.”
“아, 그래도 이천 원 더 줘.”
“이천 원으로 뭐 할라구. 손자 사탕 사 주게?”

그렇게 말하는 송 대표는 어느새 이천 원을 꺼내 내주면서 서랍에 든 사탕까지 내어준다. 할머니는 사탕까지 야무지게 받아들며 마른 침을 뱉어 지폐를 세보고 씨익 웃으며 돌아선다. 할머니가 가고 나니 이주여성 다섯 명이 가게로 들어온다. 익숙하게 쌀을 사 본 듯 얼마냐고 물어본다. “이만 이천 원.” 이주여성은 돈을 내고 번쩍 들어 손수레에 싣고 간다. 송 대표 역시 익숙하게 “땡큐~”하며 손을 흔든다. 관성상회 앞에는 옛 주막에서 볼 법한 한지로 만든 사각등이 걸려 있다.

지난 홍성내포문화축제에 관성상회는 쌀 800kg을 기증했다. 용봉산에 등산 온 관광객들이 입장권에 도장을 받아오면 쌀 1kg씩을 포장해 선물로 드렸는데 그 축제 당시 선물로 받은 것이다. 그 사각등이 묘하게 관성상회의 분위기와 썩 잘 어울린다. 마치 관성상회의 오랜 역사를 대신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송 대표는 홍주신문에 대해 “평생독자로서 늘 잘 보고 있다. 신문은 좋은 소리만 내서는 안 된다. 쓴 소리 좋은 소리가 모두 골고루 섞여 있는 형평성 있는 기사들이 많이 실리는 신문이 좋은 신문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