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홍성.예산.보령.서천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상담수기

2009-02-16     정낙현

 

- 상담분과 상담수기 -


 상담분과위원장 최헌숙
 (사)홍성.예산.보령.서천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모 지역 읍내 좁은 골목길을 한참 들어가야 일흔의 문턱에선 피해자의 집을 방문했다. 교통사고 뺑소니 사건은 이 할머니를 절망 시키고있었다. 사고후 우측골반 골절로 6주간의 진단이 나왔는데 우리센터에서 방문 했을때는 14주가 넘어가고 있었다.
사건개요는 새벽 5시경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시간에 아파트 청소일을 하기위해 집을 나서던 할머니께서 횡단 보도를 건너던 중 달려오는 자동차 불빛을 본후 의식을 잃었다. 그런후 눈을 떠보니 병원침대에 누워계셨다고 한다. 뺑소니 차량 사고였다.
할머니는 그 순간 가장먼저 떠오른 생각이 “어쩌나 ! 병원비는 ?” 절망감과 함께 손주들 얼굴이 교차되었다고 하신다.
사고후 13년전 허리디스크 수술 받은 자리가 재발해 하반신을 움직이려면 한 시간씩 혼자서 씨름을 해야 했고 집을 떠난 아들, 며느리가 야속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사고 나기 전에는 청소일을 하면서 60만원의 월수입이 있었으나 사고후 일을 할 수 없어 한푼도 수입이 없었다.
두 손주(중,초등생)의 풀죽은 얼굴을 볼라치면 몸이라도 잘 움직여 부족하나마 먹을 것, 입을 것을 챙겨줘야 하는데 한숨만 나오신다고 하셨다.
센터에서 방문 상담을 했지만 그 원통한 마음을 다 이해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했기에 변변한 위로의 말 한마디도 해주기가 힘들었다.
그 길로 센터로 돌아와 센터 이사장님과 임원들이 협조하여 두 손주와 함께 생활하시느라 경제적 부담이 크신 상황을 그려해 생계비로 피해자 지원금을 지급 하기로 했다.
지원금을 수령하시고 아픈 몸을 이끌고 센터에 방문 하셔서 몇 번이나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는 할머님의 모습에 오히려 더 큰 따뜻함을 느낄수 있었다.
피해자 지원이 나간후 다시 재방문 했을때 집을 떠났던 아들,며느리가 돌아와 재기를 다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상담을 통해 특히 교통사고 뺑소니 사건의 경우 정신적 고통 외에도 육체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까지 피해자에게 가중되는 범죄이므로 우리사회에 위와 같은 사고로 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토록 모두 안전운전에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으로 소외계층이 불의 사고를 당했을때 회복불능의 상태에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기 까지 많은 시간과 지원노력이 필요함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범죄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설립 되었지만 범죄자에게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보다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앞으로는 범죄피해자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회적 제도 장치가 더 보완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