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벗과 마을이 밝맑으로 하나되다
홍동 밝맑도서관, 이찬갑 선생 기념강연 및 상량식 가져
2010-06-21 이은주 기자
지역과 학교가 함께 쓰는 홍동 밝맑도서관이 지난 16일 상량식과 함께 그 모습을 드러냈다.
8월초 준공을 앞둔 홍동 밝맑도서관은 이찬갑 선생의 가족과 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찬갑 선생 별세 36주년 되는 기일을 맞아 기념강연 및 상량식을 가졌다.
밝맑도서관은 지난 2007년 풀무학교 설립자인 이찬갑 선생 유족의 헌금이 계기가 됐다. 홍동지명과 함께 이찬갑 선생의 호인 밝맑을 붙여 도서관 이름을 정하고 1층에 카페식 도서실과 열람실, 전 세계와 연결되는 전자도서실을 갖추고 2층에는 지역문화연구소와 이찬갑 선생 기념문고, 주민평생교육의 장이 될 농민 강좌실을 마련했다. 농민강좌는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역사학자 백승종 전 서강대교수의 2010년 상반기 평민역사강좌 <근대국가와 마을공동체>라는 주제로 △일제의 농민조직화 △해방 후 농촌사회의 구조적 변동 △마을의 근대화와 새마을 운동 △농촌마을에서의 토지소유와 경작관계 △마을공동체의 역량강화를 위하여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다.
3층에는 이마이깡 기증 전문도서실과 명상실을 갖추고 도서관 앞마당에는 상설전시와 공연장을 갖춘 회랑이 건축될 예정이며 오는 9월에는 어린이 도서관을 건축해 미취학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꿈과 상상력을 갖도록 할 예정이다. 더불어 지역 내 작은 도서관의 중심기능을 갖추면서 반경 300미터 안에 지역의 문화중심 공간을 형성하고 준공식 때는 건물 입구에 그동안 도서관 건립을 위해 십시일반 기금을 마련해 도움을 준 국내외 참여자들의 이름을 동판에 새겨 후대까지 기억되도록 할 계획이다.
밝맑도서관 추진위원회 홍순명 대표는 "밝맑 선생이 염원하셨던 학교와 지역이 하나라는 비전이 드디어 오늘 홍동밝맑도서관의 모습으로 드러나게 됐다. 도서관 건립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드린다"며 "책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모인 사람들이 서로 연결하여 지역을 바꾸어 나가자"고 말했다.
백승종 교수의 <더불어 사는 평민이 되자>라는 주제로 열린 이찬갑 선생 기념강연에서는 이찬갑 선생의 생애와 사상에 대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백승종 교수는 "밝맑 도서관이 완공되면 남녀노소 누구나 국어와 역사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평민강좌>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도서관은 홍동에서 추진되고 있는 마을 만들기 백 년 대계를 더욱 알차게 만드는 자양분을 제공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홍동의 유기농부들을 생태철학자로 변화시키는 훈련장이 될 수도 있다. 비록 이찬갑 선생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일찌감치 홍동을 떠나갔지만, 선생의 정신은 이곳에 남아 풀무학교와 홍동 지역을 농촌 중심의 대안문명의 산실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풀무신협에서는 건축기금에 써달라며 5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현재 밝맑도서관은 총 건축기금 6억 5천만원으로 여러 참여자의 정성으로 토지 매입과 수속, 건축비용은 거의 마련됐으나 서가 등 내부시설과 이미 확보한 책 4만권을 배로 늘리고 전자시설을 하는 비용 등 대략 1억 6500여만원이 부족한 상태이다. 홍동밝맑도서관 건립에 동참할 참여자는 건립기금 계좌 (농협 473042-51-122331 홍순명)로 마음과 정성을 담아 보내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