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NQ가 최고의 경쟁력이다
언제인가 시골 부모님 댁에서 열심히 거미줄을 치고 있는 거미를 신기롭게 바라본 적이 있다. 처마 밑의 돌기 부분과 TV 안테나선 사이로 몇 번의 번지점프를 하면서 마치 자전거의 바퀴살과 같은 모양으로 기본 골격을 만든 다음, 그 위를 일정한 간격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동심원 모양의 거미줄을 치는 것이었다. 그 거미줄의 이름이 ‘포획사’라는 것을 안 것은,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뒤였다.
또 우연한 기회에 거미가 거미줄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거미줄 위로 순찰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을 목격했다. 그것은 거미가 다니는 통로 자전거 바퀴살 모양의 거미줄 위로만 지정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 또한 나중에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미줄이 끈적끈적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의 거미줄은 나일론실처럼 매끈매끈하다고 한다. 그런데 거미는 자신이 다니는 통로의 거미줄에는 끈끈이를 바르지 않고, 포획사 부분에만 끈끈이를 발라 거기에 걸린 곤충이 꼼짝달싹 못하게 한다. 포획사는 거미가 편상선이라는 실샘을 통해 매끈매끈한 줄을 몸 밖으로 뽑아내면, 실샘 양쪽에 있는 초생달 모양의 수상선이 끈끈이를 바르면서 만들어진다는 것이 거미 전문가들의 얘기다.
거미줄의 강도强度 또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거미는 번지점프, 먹잇감의 포획, 고치 만들기, 비행 등을 위해 무려 9가지 종류의 거미줄을 만들 수 있는데, 그중에서 번지점프용 거미줄은 단위당 강도가 강철이나 케블라 섬유(인간이 지금까지 만든 것 중에 가장 강력한 섬유로 알려져 있다.)보다도 강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때문에 미국은 군사용 방탄조끼나 낙하산 줄의 제조에 필요한 고강력 섬유를 얻기 위해 거미줄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