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죽집 개사료 파문 ‘사실무근’
소문의 진원지 찾기 힘들어… 근거 없는 헛소문 심각
예산군 덕산면 둔리 2리 일원에 위치한 둔리저수지 근처의 어죽집들이 최근 어죽에 개사료를 섞어 판다는 유언비어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평화로운 둔리저수지의 전경)
“어죽에 개사료를 썼다더라”, “어죽에 떡밥을 넣었다”, “홍성에 있는 어죽집들은 이미 문을 닫았고 모 어죽집만 괜찮았다더라” 등등 어죽에 관련된 먹거리 괴담이 홍성과 예산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지난 22일 찾아간 해당업소들은 평소 북적대던 토요일 점심시간과는 달리, 한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이미 소문은 공공연한 사실로 인식되고 있었다.
입질네어죽 측은 “지난 4월말에서 5월초에 가루실가든에서 먼저 소문이 났다. 괜찮겠지 했는데 요즘 들어 손님도 끊기고 영업하느냐는 전화가 자주 걸려온다”며 “가루실가든은 매운탕으로, 입질네는 어죽으로 유명하니 우리가 피해를 본다”고 억울함을 주장했다.
이어 동네사람들이 그런 소문을 듣고 상의하러 와서 알게 되었다며 그가 밝힌 헛소문의 시작은 이렇다.
가루실가든에서 종업원이 중국산 도장이 찍힌 포장지를 버렸는데 손님인가 낚시꾼이 그것을 주워보니 어분봉지(떡밥)였다. 그래서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
이와 관련하여 “조카 전화를 받고 처음 알게 됐다”는 가루실가든 측은 “영업정지를 맞았다. TV뉴스에 나와서 구속됐다더라 등등 온갖 구설수에 시달린다”며 “얼마전 오리보쌈집을 동업하면 어떻겠냐는 전화가 걸려왔고 평소 분점을 내달라는 사람, 몇 달 동안 일해주면서 비법을 배우고 싶다는 등의 문의가 많았다. 혹 그런 사람들이 악의적으로 퍼트린 것이 아닌가 싶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둔리어죽 측은 “소문 때문에 손님이 뚝 끊어져 큰일이다. 오는 손님마다 뭐 넣고 끓이냐고 묻는다”며 “곧 돼지갈비집으로 업종을 변경할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헛소문을 듣고 불시에 받은 2차례의 위생점검 결과 사실무근이라는 것이 밝혀져 일단 어죽집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지난 21일 예산군청 홈페이지를 통해 복지과 위생담당이 밝힌 ‘덕산면 둔리소재 음식점에 대한 소문 관련 현지점검결과’ 공시에서 “덕산면 둔리소재 음식점에 대한 소문(부적합한 재료를 사용)을 2007년 9월17일 및 9월21일 2회에 걸쳐 현지점검 결과 어죽재료에 부적합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확인하지 못하였고 영업자 준수사항에 따라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이 있었다는 소문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하여 결백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군중심리를 이용한 이런 헛소문 때문에 벌어진 황당한 사건들이 우리 주위에 자주 발생했는데 지난 4월에는 천연기념물 서식지로 지정된 태안의 난도라는 무인도에 ‘괭이갈매기의 알을 먹으면 신경통에 좋다“라는 헛소문이 떠돌아 괭이갈매기 알들을 훔치러 오는 배들이 끊이지 않았고 당시 훔친 알은 바닷가 식당에서 1개에 2000원씩 거래되었다고 한다.
또 2월에는 전북 정읍시 태인면 오봉리 소재의 오봉초등학교가 통폐합된다는 헛소문이 나돈 뒤 실제 이 학교는 폐교가 되어버렸다. 학부모들이 소문을 믿고 자녀들을 인근의 큰 학교로 전학시키는 바람에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