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산 정암사

2010-07-02     이준형(홍성문인협회원, 향토예비군 홍성군기동대장)

임진년 왜란에 불탄 흔적은
벼랑 아래 흉터로 남겨 놓았는데
호란 뒤 환향녀 목매었던 소나무 허리엔
일제시대 송진 긁었던 생채기가
곪아 터져 허옇게 덧이 났다.
까마귀 쉬어가는 산 중턱
음지편에 등 하나 내어달아
천수만 아름 품어 안고
천년 세월을 짊어진 채,
서양 귀신을 믿는다 하여
엮인 채 줄줄이 묻혀버린 원혼과
발아래 뭇 중생의 극락왕생을 위해
청아한 독경 소리는
새벽부터 그렇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