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신장ㆍ사교육비 경감 '두 토끼' 잡겠다

용봉초, 군내 초등 최초 '사교육 없는 학교' 선정

2010-08-20     이은주 기자


용봉초등학교(교장 한구)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돼 1년 동안 8900만원의 지원을 받는다. 사교육 없는 학교는 정규교육과정과 방과 후 학교의 내실화를 통해 사교육 수요를 3년 동안 50% 이내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봉초는 지난 6월, 사교육없는 학교 선정을 위한 응모 계획서를 제출해 군내 초등학교에서는 최초로 유일하게 선정됐다. 이에 따라 2학기부터는 검도, 피아노, 바이올린, 수채화 등 예체능 프로그램과 영어, 수학 등 교과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학습보조 인턴교사를 채용ㆍ운영하며 하교 버스도 운행할 예정이다.

농촌의 소규모 학교에서 교육환경 개선과 다양한 교육활동으로 학부모와 지역사회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용봉초를 찾아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사교육 수요를 학교로 흡수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방학 중에도 불구하고 용봉초에서는 과학실험캠프, 수학창의캠프, 독서논술한자 캠프, 영어 캠프 등의 교과캠프와 바이올린, 주산교실, 서예교실 등 방과후 학교 열기가 뜨겁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생님의 말씀에 '왜 그럴까?' '4의 짝은 1'과 같이 생각에 몰두하는 학생들에게 무더위는 찾아볼 수가 없다.

용봉초등학교는 1949년 홍북국민학교 상하분교장으로 시작해 1957년 용봉국민학교로 개교한 이래 현재까지 제53회 287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한때는 전교생이 600명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6학급 68명 학생이 재학 중인 전형적인 농촌의 소규모 학교이다. 하지만 충남도청 이전 인접지에 위치해 지역사회의 관심도가 높아지며 지난해 입학생수 8명인데 반해 올해 17명의 신입생을 맞으며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용봉초는 현재 전인적 교육을 위한 '용봉 5품제'를 운영하고 있다. 5품제는 인성, 학력, 영어, 한자, 독서 등 각각의 분야에서 일정한 기준에 도달하면 급수증 및 인증장을 부여하는 것이다. 인성분야는 공수인사, 칭찬, 봉사활동 등에서 일정한 점수를 취득하게 하고, 학력분야는 계산력 인증제를 실시해 통과 여부를 결정한다. 영어분야는 말하기, 듣기, 읽기 능력을 검정하여 인증장을 수여하고, 한자분야는 학기별로 급수시험을 실시해 급수증을 수여하며 독서분야는 필독도서를 선정하여 읽는 정도에 따라 인증장을 수여한다. 또한 전 학년을 대상으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검사, 성격 검사, 다중지능 검사, 독서 능력 검사 등을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학습 특성을 정확히 진단하여 학생 특성에 맞는 맞춤식 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독서 능력이 학력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독서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독서행동 검사(저학년), 독서력 검사(고학년)를 실시하여 독서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학력 신장 및 특기적성교육을 위해서 학기 중, 방학 중 교과캠프를 운영 하고 있으며, 바이올린, 독서․논술, 주산, 서예, 점토공예 등 10개의 방과 후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하기 위해 '나의 꿈! 나의 실천!' 이라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자기이력을 관리하고 있다.

군내 유일하게 전교생이 전통악기를 다루는 용봉초는 학교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온 소금부가 지난 제21회 초등학생 음악경연대회 금상을 받으며 8연패를 기록해 우리 가락 전통을 잇는 학교의 특색 사업으로 계승되고 있다. 또한 줄넘기 대회 개인줄넘기 부문에서 금상, 미술경연대회 및 청소년과학탐구대회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용봉 5품제를 통한 전인교육의 결실을 맺고 있다. 이러한 결실 속에는 꿈, 사랑, 열정으로 가르치는 교사들이 있기에 가능하다. 조지숙 유치원 교사는 교육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스승의 날을 기념해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엄하림 교사는 방과후 학교 운영에 기여한 공로로 충청남도교육감상을 수상했다. 김동호신자용 교사는 충청남도 교육 자료전에 출품해 입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이외에 수업연구대회, 생활지도실천사례연구대회, 학력증진실천사례연구대회 등 각종 연구대회에 참여하는 등 연구하고 사랑으로 가르치는 교사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용봉초는 사교육 없는 학교 뿐만 아니라 학교도서관 환경개선 사업 대상교로 선정돼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CCTV 설치, 운동장 가로등 설치, 구령대 설치 등 주민들을 위한 사업을 실시해 교육공동체가 함께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용봉초의 이러한 노력에 발맞추기 위한 교육공동체의 노력은 남다르다. 학부모들은 교육과정설명회, 수업공개, 용봉산 등반대회 등 각종 학교 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자녀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은하면에 있는 노인요양원 장수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하는 등반의 날, 용봉 한마음 축제 등을 개최하고 학부모와 함께 참여하는 용봉산 등반대회에서는 칭찬, 질서, 공경, 봉사, 나라 사랑의 바른 품성 5운동 캠페인을 겸해 실시하고 있다.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위한 학부모 대상 수업공개 시에는 수업공개 주간을 설정해 학부모들이 원하는 시간에 수업을 참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지난 15일 열린 용봉초등학교 제24차 기별체육대회에서는 용봉초 28회 졸업생이 마련한 '용봉초 모교사랑 도서구매 상품권'전달식이 있었다. 용봉초 28회 졸업생 일동은 후배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력 신장을 위해 써달라고 오백만원 상당의 도서를 구입할 수 있는 도서상품권을 기증했다. 28회 졸업생 이청재(대륙종합건설 대표)회장은 차기 기별체육대회 대회장으로 용봉초등학교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번 도서상품권 기증으로 용봉초는 학생 특성에 맞는 맞춤식 독서교육을 전개하기 위해 진행해 온 독서행동 검사(저학년)와 독서력 검사(고학년)를 위한 학생 개개인에 맞는 도서가 필요하던 차에 도서 기증을 받음으로써 독서교육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