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교육철학이 특별한 수업자료"
참 스승이 공교육 신뢰 다진다 (13) 홍성여자중학교 김진수 교사
2010-10-15 이은주 기자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가장 우선시하는 가치는
세계 여러 나라들은 모두 기본적인 교육 철학이 있다. 연구 활동을 하며 가서 본 프랑스만 해도 모든 교육이 톨레랑스(tolerance, 관용)와 쏠리다리떼(solidarite, 연대)라는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이루어고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교육은 사회 구성원이 모두 동의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본 철학이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무엇이 정의인지 판단하지 못한 채 왜곡되고 굴절된 가치에 휩쓸려 소모적인 대립과 갈등만 지속해 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기본 철학이 없다보니 무엇을 중심에 놓고 가르쳐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다만, 제 나름대로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삶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그런 가치 가운데 하나는 '자기 성찰'의 자세를 갖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서로 살림의 마음을 갖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 자신을 살피며 부끄러워 할 줄 알고,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업 능력 신장을 위한 학습자료 준비는
국어라는 과목은 언어를 바탕으로 소통능력과 사고력, 창의력을 기르는 과목이다. 그러기에 일상적인 언어활동이 모두 학습 능력을 키우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실질적인 국어 능력은 그저 책 읽고 문제집 풀고 하면서 생겨나지는 않고, 다양한 언어 자료를 바탕으로 말하기․ 쓰기 같은 표현활동과 듣기ㆍ 읽기 같은 이해활동을 통해 사고력이나 창의력이 만들어진다.
이런 수업 능력을 키우려면 다양한 언어 학습 자료와 풍부한 배경지식이 매우 중요한데 개인적으로는 늘 학습에 사용할 만한 언어 자료를 찾아 모아두고 국어 학습과 관련된 배경 지식을 갖추려 노력하는 것으로 학습 자료 준비를 하고 있다.
학생들과 친근감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친근감을 형성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교육을 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어려워 할 줄 아는 교사가 되는 것도 좋은 교육을 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본다. 다만 학생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하며 교육하는데 좋은 방법이 어떤 것이 있느냐고 한다면 '듣기'와 '관찰'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교사들은 가르치는 일을 하다 보니 들으려고 하는 태도가 부족한 듯하다. 정말 교사들이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인내심을 갖고 그들의 말을 들으면서 그 속에 담긴 생각과 느낌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학생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대화할 수 있고,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많은 학생관련 문제들을 예방하고 쉽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힘들어도 학생들의 태도나 활동을 끊임없이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몇몇 아이들은 솔직하게 자신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많은 아이들은 숨으려고 하고 감추려고 한다. 학생들과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관찰을 해 가야만 개인에 맞는 품성교육과 학습 안내와 진로 지도가 가능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 부여를 해 주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면
학습의 성과는 자기 성취 동기가 없으면 어렵다. 그렇게 보면 학생들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해 주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이것이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아직 찾지 못했다. 실제로 학습 동기는 아이들의 요구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학생들에게는 공부가 왜 중요한지, 공부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강조한다. 공부를 해야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출 수 있고, 무지해서 남에게 얕보임을 당하지 않고 살 수 있으며,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당당하게 갈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야 "사람답게 잘 살 수 있다" 고 말하면서…. 그리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아이들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을 발견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견에 하면서 성취감과 학습 의욕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국어과 교사로서 교과 특성에 적합하게 적용하고 있는 차별화된 수업 방법은
특별한 남과 다른 수업 방법이 있어야만 잘 가르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것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다. 교과 운동을 20년 가까이 해 오며 여러 나라의 교육을 살피고 뛰어난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어떤 특별한 수업 방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자기 교과에 대한 튼실한 전문적 지식과 교육철학을 갖는 것이다. 교사가 교과지식의 바탕을 제대로 알고 있고 교육과정을 잘 알고 있으면 분필 하나만 가지고도 충분히 아이들과 교감하면서 좋은 수업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때부터 읽는 '심청전'을 가지고도 초등학교 때는 전체적인 이야기와 심청이의 효를 가지고 공부할 수 있지만 중․고등학교에서는 당시 사회상을 살펴보고 그렇게 된 까닭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이들은 조선 후기 사회를 역사에서 공부한 내용을 끌어와 생각하면서 왜 심봉사가 몰락한 양반의 후예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도 알게 되는 것이다. 그걸 가르치는데 다른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없다. 오히려 "왜! 심봉사는 눈을 뜨고 싶었을까?", "왜! 양반의 후예라는 심봉사는 가난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지?" 이런 입말로 이루어지는 발문을 통해서만 더 멋진 수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학교이다. 학교가 이제는 더 이상 신분 이동의 통로를 상실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 것에 의문을 갖고 고민하고 있는데 학교가 배움을 통해 개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곳이 되고, 노력하면 그래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런 측면에서 여유 있는 가정에서 자란 학생들은 '나눔과 배려'를 태도를 갖고 생활해 주길 바라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학생들은 '용기와 도전'의 마음을 놓지 않고 치열하게 생활해 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