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술+음주운전=저승 먼저 가는 지름길

올해 음주단속 적발건수 480건…선진 음주문화 정착 시급

2010-12-24     이은주 기자

 


지난 3일 직장 회식자리에 참석한 A(30대 후반)씨는 음주 후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차를 몰고 귀가하다 상설시장 입구에서 지나는 보행자를 쳐 중상을 입히는 사고를 냈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역시나 회식자리에 참석한 B(30대 후반)씨가 음주운전으로 홍양교를 지나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주민을 치어 중상을 입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술자리가 잦은 연말을 맞아 홍성경찰서에서는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음주운전 취약지역(상가․유흥주점)에 대한 특별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위 사건들은 음주운전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사건들로 경찰에 따르면 올해 음주단속 건수는 총 480건으로 주차차량과 기물파손 등을 포함한 사건사고가 기본적으로 하루 2~3건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은 채 여전히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경찰서 교통안전계 최상상 경위는 "음주운전 단속 시 측정을 거부하거나 시비를 거는 주취자들과의 실랑이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가족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음주운전 폐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해 우리사회에 만연된 그릇된 음주운전 습관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연시 술의 계절이 돌아왔다. 송년회․망년회․동창회 등 저녁식사 후 흔히 2차, 3차 술자리로 이어져 폭음을 하고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음주운전과 무절제한 고성방가․욕설․ 폭력 등 이제는 음주문화에 대한 정화운동이 필요한 시기이다.

원래 우리의 송년의식은 '제야'라고 해서 섣달 그믐날 묵은 빚을 갚고 집 안팎을 깨끗이 청소하는 등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변질되어 연말연시가 되면 사람들은 으례 술로 한해의 회포를 풀려한다.

직장인 한 모(47)씨는 "예전에는 연말이 되면 한 달 일정이 가득 찰 정도의 술 약속으로 마시고 싶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분위기에 휩싸여 마시는 경우가 있었다"며 "그러다보니 새롭게 시작해야 할 새해가 술에 찌든 채 시작돼 한 해를 망치는 경우도 있었다"고 당시를 후회했다.

적당한 양의 음주문화는 인간관계에 있어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대화를 풍부하게 하며 서먹서먹한 감정을 보다 더 친화적인 관계로 밀착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나치면 상대의 의사와 반하는 억지소리의 남발로 시비가 붙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정신적․육체적 질환으로 인해 물질적 피해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만다. 항상 어떤 분위기와 상황일지라도 자신의 주량을 잘 기억해서 가능한 한 자신의 주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적당한 선을 넘지 않은 음주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술을 더 마시기 위해 제의하는 건배를 자제하고, 사람마다 제각기 개성과 체질이 다른데 동일한 잔과 양으로 같이 취하자는 발상의 잔 돌리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비틀거리고 흥청대는 연말연시 술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술로 한 해의 회포를 풀던 뒤풀이 식 모임보다는 건전한 이벤트나 레저모임, 봉사활동, 가족들과의 여행 등으로 1년 동안 쌓인 마음의 때를 씻는 것은 어떨까? 한 해동안 직장생활을 한 동료들도 중요하지만 직장 때문에 소홀했던 가족들과 함께하는 연말연시가 된다면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송구영신(送舊迎新)에 대한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