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웅전 “무조건 합치자” 강공에 심대평 “변화 필요” 선 그어

2011-05-20     디트뉴스 김갑수기자


변웅전 자유선진당 대표와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가 지난 19일 첫 공식 회동을 갖고 충청 기반 정치세력의 통합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나 오가는 대화 속에는 여전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변 대표는 “한 식구가 되자”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합치자”는 표현을 써 가며 심 대표의 복당 또는 통합을 강하게 요구했으나, 정작 심 대표는 “동참해 달라” “(길을) 같이 찾아가자”라는 말로 오히려 선을 그었다.

변 대표가 취임인사 차 이날 오전 국회 본청 국민중심연합 대표실을 예방하는 방식으로 만남은 이뤄졌다. 자유선진당에서는 박현하 대변인, 허성우 사무부총장이 함께 왔다. 권선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동행하지 않은 것이 눈길을 끌었다. 두 대표 간 허심탄회하게 결론을 내 달라는 의지로 보였다.

변 대표는 먼저 “제일 먼저 찾아뵀어야 했는데, 지척이 천리라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고, 심 대표는 “마무리가 제일 먼저인 것이다”라며 “어려운 시기에 당 대표 맡으신 것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제 충청도 정치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가 유쾌한 정치, 명랑한 정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자 변 대표는 “오다보니 G20 국회의장 회의를 하고 있는데, 충청도민에게는 (심 대표와의) 이번 만남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의미를 부여했다.

계속해서 변 대표는 “옛날에 한 솥밥을 먹었었다”면서 “그러니 또 한 식구가 돼야죠?”라고 본론(?)을 꺼냈고, 심 대표는 “시대가 많이 변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모색하고 있을 것”이라며 “내가 21세기의 새로운 정치를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정치가 아닌, 가치 중심의 정치로 패권 정치를 종식시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이어 “그것이 어떻게 보면 구각과 구태를 벗어나는 것”이라며 “나로서는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이런 변화에 앞장서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함께 갈 것을 요구했지만, 심 대표는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의 동행을 역제안한 것이다.

이에 대해 변 대표는 “똑같은 심정이다…물론 우리나라 정치도 생각해야겠지만, 충청권에서는 큰 쇄신과 변화의 바람, 통합 화합이 첫째의 변화라고 생각한다”면서 “충청도 어른들이 역정 내시기 전에 같이 손잡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가장 큰 쇄신과 변화의 바람이 아닌가 싶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합치자”고 다시 한 번 촉구했다.

그럼에도 심 대표는 “이제 충청의 정치세력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그런 만남과 뭉침이 중요하다”면서 “‘저 사람들 또 선거 의식하는 거야?’라고 하면 새로운 정치한다고 하는 목적에 맞지 않는 것이다. 민심을 제대로 읽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또 “‘충청도에 함몰됐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충청의 가치가 대한민국의 중심 가치”라며 “과거와 같이 지역에 함몰되거나 선거만 의식한 이합집산이 아니라고 보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같이 잘 찾아가자”고 요청했다. 심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변 대표는 “충청권의 정치집단이 하나로 뭉쳐서 우선 내실을 기하고, 외연을 확대해서 정권 한 번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진정성을 가지고 서로 대화하다 보면 극적인 대통합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 대표는 “이회창 전 대표께서도 심 대표님을 만나 뵙고 이렇게 얘기하는 것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계시다”면서 “그 분도 충청권이 하나 된 참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살신성인의 심정으로 통 큰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에 심 대표는 “‘새로운 변화의 초석을 놓고 떠나시겠다’는 말씀을 높이 평가한다. 지역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우리 모두 그런 이해를 가지고 노력하자”고 주문했다.

한편 두 대표 간 공개회동은 약 10분 간 진행됐고, 곧바로 둘 만의 비공개 만남이 5분여 동안 진행됐다. 변 대표와 심 대표가 통합에 대한 시각차와 거리감을 어떻게 해소해 나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디트뉴스 김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