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

2011-12-15     박종민 시인, 수필가

 

 

숙명날 때부터
분명 그렇게 돼야만 되도록
짜여진 삶이
숙명이란다면
바람 부는 대로
그냥 살아가면 되는 건데
과연 숙명이란 걸
믿어야 하는 건지,
노력할 것 없고
땀 흘릴 필요도 없이
그대로 있으면 되는 건지.
애초부터
필히 그리 가야만 하도록
정해진 생이
숙명이란다면
세월 가는대로
휩쓸려 가면 되는 건데
실로 숙명이란 걸
믿어야 하는 건지,
부지런 할 것 없고
애써 일 할 것 없이
있기만 하면 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