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봉사단체 ‘청로회’이끌며 자원봉사 참 뜻 전해
2011년 풀뿌리자치대상 청소년선도봉사 부문 특별대상 수상 … 청로회 이철이 회장
2011-12-29 최선경 편집국장
봉사를 천직으로 알고 지역의 어려운 노인들과 불우한 청소년들을 돌보며,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 서는 사람이 있다. 청로회 이철이 회장은 홍성지역의 청소년 문제나 노인문제가 거론될 때면 빼놓고는 얘기가 안 될 정도로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인물이다. 아무런 직위도, 명예도, 돈도 없다. 그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역할을 할 뿐이다.
이철이 씨는 1995년 대전에서 살다가 홍성 대산기업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던 중 어느 날 한 학생의 어머님으로부터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이 말썽을 너무 피워 가정에서는 지도할 수가 없다는 내용을 들었다. 그 후 2002년 지역에서 술과 담배 그리고 탈선을 일삼는 청소년을 바라보면서 우리 지역 청소년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으로 개인 주택을 빌려 학교와 가정에서 지도할 수 없는 가출청소년들이 편히 쉴 곳을 마련하고자 준비한 곳이 오늘의 청로회 쉼터가 됐다. 쉼터는 구옥으로 문풍지를 바른 미닫이 방문에 조그만 방 2개가 전부이고, 화장실도 밖으로 나가야 하는 형편없는 시설이지만 매년 500여명의 청소년들이 이곳을 거쳐 간다.
“다른 욕심은 없습니다. 아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소가 비좁고 누추하지만 어쩌면 아이들에겐 이곳이 천국처럼 편하게 느껴지는 지도 모릅니다. 그 이유가 무언지 어른들은 특히, 부모들은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이철이 씨가 쉼터에서 키운 청소년은 100여명으로 이곳에서 먹고 자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또한 홍성에서 청소년을 선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청로회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어 청소년과 봉사를 함께 하게 되어 지금은 매년 30여명의 봉사자를 배출하는 봉사단체로 성장했다. 특히 이 회장은 청로회 쉼터를 통해 가출 및 어려운 청소년들을 임시로 보호하다가 이들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안정이 되면 가정으로 귀가조치하고 있다. 지금까지 500여명의 청소년에게 도움을 주었으며 현재에도 4명의 청소년과 함께 살면서 지도를 하고 있다.
또한 이철이 씨는 우리 지역에서 발생하는 가출청소년을 찾아오는데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의 노하우와 청소년들과의 교류를 통해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2002년 10월부터 2011년 현재까지 250여명의 가출 청소년을 따뜻한 부모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청소년 관련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늘 앞장서서 해결하곤 한다.
청로쉼터는 4년 전 충청남도 교육청으로부터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으로 지정되어 특별교육 대상 청소년을 쉼터에서 직접 교육을 하는데 대상자들의 인성교육과 상담 및 체험과 봉사활동을 중점으로 지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260여명을 무사히 교육하여 학교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철이 회장은 얼마 전 MBC ‘나누면 행복’이란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어 전국 방송을 탔다. MBC ‘나누면 행복’은 우리나라 기부문화의 보급과 다양한 형태의 나눔을 소개하면서 숨어있는 기부천사들과 국내외 각지에서 사랑을 전하는 이들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온 국민에게 ‘나누는 행복’과 ‘나눔의 즐거움’을 알리는 신개념 대국민 희망 프로젝트로 매주 수요일 밤 12시 35분에 방송되고 있다.
제작진은 일주일간 이 회장과 함께 생활하며 이 회장의 일상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러면서 정영철 담당 PD는 “이철이 회장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왜 아이들이 철이 삼촌을 찾아오는지 알 수 있었다. 다그치지 않고 편안하게 아이들을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을 보며 나중에 자식을 낳으면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독거노인 보살피기도 이 회장과 학생들이 치중하는 일이다. 현재 20여명을 돌보고 있다. 매주 월요일이면 밑반찬을 가져다 드리고, 겨울이 되면 김장도 담가 배달한다. 더군다나 가족이 없거나 연락이 끊긴 노인들의 마지막 일까지 챙긴다. 현재까지 24명의 어르신을 모셨다.
“어떤 기관이나 단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어르신들의 마지막을 지켰습니다. 그 분들이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주변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어디에도 등록되지 않고 근근이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주변에 있는지 항상 살펴봐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당부한다.
이철이 씨는 욕심이 없다. 본인 이름으로 된 통장 하나가 제대로 없어 얼마 전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하는데 병원비가 없어 퇴원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봉사단체를 지도하는 회장으로서, 지역에서 많은 봉사활동에 구심적인 역할을 하는 봉사자로서 귀감이 되고 있다.
“이 상을 주심은 더 열심히 봉사하라는 의미로 생각할 겁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 어려운 청소년들과 함께 할 것이며 부끄럽지 않은 봉사자로 남고 싶습니다”
안고 있는 꽃다발조차 부담스러워 하는 이철이 회장을 바라보며 순수 봉사인으로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 그의 손길을 기다리는 많은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과 사랑이 전달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