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무가내식 배짱공사 … 하루종일 북새통
하수관거사업, 주민 편의 뒷전 ‘공사일정 빨리끝내기’ 급급
2012-01-19 최선경 편집국장
홍성군이 추진 중인 하수관거사업 공사가 막무가내 식 공사로 일반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사 초반에는 교통 통제 안내판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사고의 위험성이 노출되는 등 계속되는 지적에 안전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 것 같더니 이후엔 시도 때도 없이 온 시가지를 뒤집어놓는 바람에 홍성군내 도로 상태가 엉망이 됐었다.
급기야 지난 16일은 설 명절을 앞둔 대목 장날이라 주민들의 통행이 평소보다 몇 배가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홍성도서관 앞에서부터 은하아파트 앞 사거리까지 도로 포장공사를 하느라 청양통은 그야말로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차선 하나를 막아놓는 것도 모자라 대형 트럭 등 공사 관련 중장비가 여기저기 늘어서 있어 매일시장입구에서부터 은하아파트 사거리까지 가는데 20여분이 족히 걸리는 극심한 교통체증이 일어났다.
낙협 주변에서 음식점을 하는 상인 박 씨는 “이 공사로 인해 시민들이 겪는 불편은 이미 도를 넘었으니 이젠 짜증이 아니라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공사 취지는 이해하더라도 시공업체의 편리에 의해 마구 도로를 막아버리고 또한 공사가 끝난 도로는 망신창이로 남고 연일 흙먼지가 온 시내에 휘날려도 어디 하소연할 기관도 모호하니 참 답답한 심정이다. 타 지역도 이 정도일까?”라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모처럼 장을 보러 나온 주민은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이런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다니, 관리 감독을 해야 할 행정기관은 도대체 계획성이 있는 것인지, 이것은 주민을 무시한 처사이며 기분 좋게 명절 준비를 하러 나온 운전자들과 행인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현장에 나와 있던 공사 관계자는 “18일까지 차선 도색작업까지 마무리해야 한다는 군의 입장에 따라 공사 기일을 맞춰야 하는 하도급업체로서는 어쩔 수 없이 공사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며 “명절을 앞둔 대목 장날에 이런 불편을 드려 상인들이나 주민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홍성군 하수관거정비 임대형 민자사업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연차적으로 총 공사비 592억여원을 투입, 홍성읍과 광천읍 시가지 일원에 관로 102km, 배수설비 6746개소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BTL방식으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삼부토건(주), 벽산건설(주), 서진산업(주) 등 7개 건설업체가 공동시행자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업체로 선정돼 홍성구역은 서진토건(주) 등 3개 업체가 광천지역은 (주)신흥건설 등 3개 업체가 각각 하도급을 맡아 지난해 본격 공사에 착공, 현재 50%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업을 위한 양보도 중요하지만 시공업체들이 시가지 곳곳에서 일방적인 교통통제에다 무리한 야간공사 등 주민생활을 외면한 채 배짱공사로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주고 있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감독기관의 철저한 지도 감독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편을 충분히 이해한다. 설을 맞아 고향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깨끗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명절 전에 무리하게 진행하다 보니 민원이 많이 발생하게 됐다. 사실 지난주에 이미 끝내기로 계획됐지만 겨울이라 폭설이나 날씨의 영향으로 공사 일정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점을 이해해 달라. 또한 어떤 사람은 주간에는 장사를 해야 하니 야간작업을 해달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밤에 시끄럽게 공사한다고 뭐라 하고, 어떤 사람은 하루라도 빨리 공사를 마쳐야 한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설 대목에 공사를 하는 바람에 장사를 할 수 없으니 명절 지나고 하라고 하니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모르겠다”며 하소연을 하고 “어쨌든 2013년 상반기까지 최대한 공사 일정을 맞춰 빨리 끝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니 군민들이 조금만 참고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아울러 군 담당자는 “대대적인 하수관거사업으로 인해 도로굴착으로 인한 포장 복구 지연, 가정 내 배수설비 연결로 인한 불편 및 사유재산 파손, 공사 후 마무리가 늦어지는 등 사실상 주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주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해당 공사지역의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