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구 박사의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기사 (49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끝없는 가을 숲 헤치면서 달은 돋는구나 : 香爐庵夜唫 장희구 박사의 번안시조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42> 끝없는 가을 숲 헤치면서 달은 돋는구나 : 香爐庵夜唫 香爐庵夜唫(향로암야금) 남국 국화 피지 않고 눈에 삼삼 강호여라기러기 나는 산속 사람들 갇혔는데끝없는 가을 숲 헤치며 돋아 오른 저 달님.南國黃花早未開 江湖薄夢入樓臺남국황화조미개 강호박몽입누대雁影山河人似楚 無邊秋樹月初來안영산하인사초 무변추수월초래 따뜻한 남쪽 지방을 찾았을 때는 시절이 아직 일러 국화도 피지 않은 이른 가을이었다. 향로암을 찾아 즉석에서 한 움큼의 시심을 쏟아 붓던 시인의 시상은 밤의 풍경을 보고 그냥 잠을 청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눈앞에 펼쳐지는 야경의 포근함을 시상 주머니에 차곡차곡 담아 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자신이 산의 적적함을 기러기 나는 산 속에 갇혀있음으로 기획특집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4-11-10 11:25 이 천지를 뒤집어서 훔쳐 가려 하네 : 避亂途中滯雨有感 장희구 박사의 번안시조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43> 이 천지를 뒤집어서 훔쳐 가려 하네 : 避亂途中滯雨有感 避亂途中滯雨有感(피난도중체우유감)한 해도 저무는데 왜놈 군대 쩡쩡 울려이 천지 뒤집어서 모두 훔쳐 가려하니비바람 천애의 먼 땅까지 정이 듬뿍 가누나.崢嶸歲色矮於人 海國兵聲接絶嶙쟁영세색왜어인 해국병성접절린顚倒湖山飛欲去 天涯風雨亦相親전도호산비욕거 천애풍우역상친 피란의 발길은 바쁘기만 하다. 입으로 전하는 소식은 어느 지역이 적군의 손에 들어갔다느니, 두고 온 집을 적기가 폭격했다는 갖가지 유언비어 같은 억측이 전해질수록 발길은 마음을 재촉한다. 이게 원일인가.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으로 그만 비가 내렸다. 일행들은 피난길답지 않게 여기저기에서 수군수군 거리는 틈을 탄 시인의 정은 왜놈들의 못된 짓을 질타라도 할 요량이다. 시인은 왜놈들이 이 천지를 뒤집어서 모두 훔쳐 가려고 기획특집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1-14 10:49 구름이 흐르거니 누군들 나그네가 아니랴:重陽[1] 장희구 박사의 번안시조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44> 구름이 흐르거니 누군들 나그네가 아니랴:重陽[1] 강남 갔던 제비가 시절 좋은 삼월 삼짇날 박 씨를 물고 처마 밑에 날아와 둥지를 튼다. 흥부 부부는 정성껏 울밑에 심고 가꾼다. 주린 배를 채우려면 박이라도 타서 박속이라도 먹을 양이었다.중양절 어느 가을날 제비는 강남으로 날아가고 허기진 배를 달래려고 박을 탔더니만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왔다. 착한 일을 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었다는 고전 판소리가 전해진다. 제비가 날아간다는 중양절에 허기진 마음을 달래며 구름이 흐르거니 누군들 나그네 아니겠는가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重陽[중양](1)백담사 구월 구일 내 병도 나았는데구름 멀리 흐르거니 모두가 나그네라국화는 피었다지만 나는 어떤 사람인가.九月九日百潭寺 萬樹歸根病離身구월구일백담사 만수귀근 기획특집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1-21 12:04 천봉만학 문으로 하늘이 가파르게 들어오네:重陽[2] 장희구 박사의 번안시조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45> 천봉만학 문으로 하늘이 가파르게 들어오네:重陽[2] 놀부는 흥부가 부자가 되었다는 말에 심술이 났다.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은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치료한 후 강남으로 보낸 후 다음해에 삼짇날에 다시 찾아온 제비가 물어다 준 박 씨를 심었다. 무럭무럭 자란 박이 가을이 되니 주렁주렁 열렸것다.중양절에 제비가 떠난 후로 푸짐한 박을 타 보았더니 금은보화는커녕 오히려 큰 화를 당했다는 이야기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는 교훈성을 담아냈다. 중양절에 먼 곳을 보았더니 천봉만학 문을 향해 파란 하늘이 가파르게 들어왔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천봉만학 문으로 하늘이 가파르게 들어오네(重陽[2])로 번안해본 칠언절구다. 작자는 만해(萬海) 한용운(韓龍雲:1879~1944)이다.위 한시 원문을 의 기획특집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1-28 10:36 장희구 박사의 번안시조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46> 밤은 깊어 가고 마음은 걷잡을 수 없어라 : 玩月 만해의 시상은 불가의 십우도(十牛圖)에만 그치지 않았다. ‘심우(尋牛)’라는 불교 사상을 꼭 빼닮았으며 어쩌면 ‘윤회(輪廻)’와도 같은 달의 생성, 성장, 사멸의 한 과정을 그대로 시문 속에 차분하게 담아냈다.달 시리즈와도 같은 견월(見月)에서부터 합삭(合朔)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섯 단계를 그것도 같은 체제인 오언으로 일구고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시적인 상상력에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시인은 누구 위해 멀고도 먼 정(情)이 과연 이러는가, 밤은 깊어 가고 마음만은 걷잡을 수가 없어라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玩月(완월) 달빛이 넘쳐나서 마음껏 노니는 밤멀고도 먼 이 정(情)은 누구를 위함인가깊은 밤 걷잡지 못한 서성이는 이 마음.空山多月色 孤住極淸遊공산 기획특집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2-05 10:12 숲이란 숲 자취가 각기 감추어가고 있는데:月欲生 장희구 박사의 번안시조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47> 숲이란 숲 자취가 각기 감추어가고 있는데:月欲生 이를테면 서문격인 ‘달을 보다’는 견월(見月)의 단계를 지나면 달과 함께 노는 농월(弄月)의 단계에 접어든다. 시인은 이를 완월(玩月)이라고 표현하며 밤은 깊어 가고 마음만은 걷잡을 수가 없다는 한없는 정감을 나타냈다. 이 단계가 지나고 나면서 합삭된 달이 비로소 생기고자 하는 단계다.인간으로 말하면 합삭의 상태에서 잉태된 달이 세상에 태어나려고 꾸물대는 단계일 것이다. 이를 두고 시인은 어두움의 장막을 드리우는 곳에는, 숲이란 숲 자취들이 각기 감추어가고 있는 것을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月欲生(월욕생)뭇별들 나타나서 햇빛을 앗아 먹고온갖 귀신 다 나타나 활개를 치는구나장막을 드리운 곳에 감춰가는 저 숲속.衆星方奪照 百鬼皆停遊중성방탈조 백귀개정유夜色漸墜 기획특집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2-12 10:55 하늘이 주는 보배란 그 끝이란 없었다네:月初生 장희구 박사의 번안시조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48> 하늘이 주는 보배란 그 끝이란 없었다네:月初生 완월(玩月)의 단계가 지나고 나면서 이제 월욕생(月欲生)이란 단계에 접근해간다. 남녀가 합궁하여 자식을 잉태하듯이 그렇게 자식이 태어나려는 엄숙한 순간의 단계다. 창조주가 인간을 창조하여 인류가 생겨냈다고 했듯이 한없는 환희를 맛보는 순간이다.합삭되어 보이지 않던 달이 비로소 꿈틀거리며 생기고자 하기 때문이다. 한 달이라는 그 기간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 없어 보인다. 시인은 산골 사람들아! 그대들이 가난함을 한탄하지 마시게들, 하늘이 주는 보배란 끝이 없더란다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하늘이 주는 보배란 그 끝이란 없었다네(月初生)로 번안해본 오언절구다. 작자는 만해(卍海) 한용운(韓龍雲:1879~1944)이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묏등에 기획특집 | 장희구<시조시인·문학평론가> | 2014-12-19 16:25 달은 너무 빛나기에 내가 가질 수 없네: 月方中 장희구 박사의 번안시조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49> 달은 너무 빛나기에 내가 가질 수 없네: 月方中 한없는 환희의 기쁨을 만끽하던 달이 처음 생기고자 하던 월욕생(月欲生)의 단계가 지나면 점차 반달의 모양을 갖추는 단계를 상현달(上弦月)이라고 했다. 오른쪽 위쪽이 조금 둥근 형태를 갖추는 달이다. 상현달은 그믐달로 향해가는 하현달(下弦月)인 반달보다는 생성의 원리에 의해 패기가 넘친다.이 단계 달이 지나면 어느 순간 둥근 보름달이 된다. 이 단계를 월방중(月方中)이라 했다. 시인은 달이 너무나 빛나기에 내가 가질 수 없고, 먼 하늘에 걸렸거니 어찌 손을 댈 수 있으랴 속았던가 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月方中(월방중)달을 보는 사람들이 모두 다 즐기지만저 달은 너무 빛나 나만이 가질 수 없네먼 하늘 걸려있거니 어찌 손을 대겠는가.萬國皆同觀 千人各自遊만국개동관 기획특집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4-12-29 11:23 찬 달빛 서서히 걷히니 이토록 아쉬운 것을:月欲落 장희구 박사의 번안시조 만해 한용운의 시 읽기 <50> 찬 달빛 서서히 걷히니 이토록 아쉬운 것을:月欲落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하면서 놀던 달의 모양을 월방중(月方中)의 단계라 했다. 약 2~3일간 모습으로 동네 어귀를 비추던 달은 그믐달로 향해가는 하현달(下弦月)인 반달 모양을 갖추는 단계를 거친다. 이 달을 보고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쪽배에’라 하는 동요를 불렀다.이 하현달의 단계가 지나면 달이 점점 기울면서 이제 월욕낙(月欲落)의 단계가 되면서 합삭 되어 간다. 시인은 산이 비끼니 이제 피리 소리마저 그치고, 찬 달빛 서서히 걷히니 이토록 아쉬운 것을 이라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月欲落(월욕락)푸른 안개 스러지고 학이 잠든 언저리에비스듬히 산이 비껴 피리소리 그치고찬 달빛 서서히 걷히니 이토록 아쉬운 걸.松下蒼煙歇 鶴邊淸夢遊송하창연 기획특집 | 장희구<시조시인 ·문학평론가> | 2015-01-02 17:22 처음처음이전이전123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