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천년 양반마을, 옛 돌담길 복원 스토리텔링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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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천년 양반마을, 옛 돌담길 복원 스토리텔링 해야
  • 취재·글=한관우/사진·자료=한지윤·이정아 기자
  • 승인 2019.12.08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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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돌담길의 재발견-25
충북 보은의 회인동헌 내아의 돌담은 점판암의 얇은 판석을 켜켜이 쌓은 특이한 돌담이다.
충북 보은의 회인동헌 내아의 돌담은 점판암의 얇은 판석을 켜켜이 쌓은 특이한 돌담이다.

문화재로 지정된 옛 담장 길은 독특한 건축 양식과 모양을 간직
보은 회인 돌담, 점판암의 얇은 돌조각 떡시루처럼 켜켜이 쌓아
홍주천년 양반마을 조성, 특색 있는 옛 돌담길 등의 복원 필요해


도시가 급속하게 개발되며 낙후와 낙오의 대명사로 전락했던 골목길도 되살아나고 있다. 좀 더 다양한 정서와 문화를 원하는 대중적 요구와 맞물려 온갖 삶과 문화, 역사를 지닌 관광자원의 보고(寶庫)이자 단절된 인간관계와 공동체 가치를 복원하는 생태체험장 등으로 떠오르고 있다. 골목길에서 문화유산과 삶의 이야기를 찾아 소개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 등이 시민들의 호응을 얻자 지자체들도 골목길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관광정책을 수립하기도 한다. 도시의 벽돌·시멘트 담장과 달리 시골마을의 담장과 골목길은 주변 환경과 잘 어우러져 또 하나의 아름다운 자연이 되고 있다. 특히 문화재로 지정된 옛 담장 길은 독특한 건축 양식과 모양을 지녔고 역사적·풍수학적으로도 가치가 뛰어난 마을에 조성된 사례가 많아 정겨운 시골 정서를 느끼는 동시에 역사 공부도 할 수 있다. 민족문화의 상징 가치를 대변하는 문화재는 한민족의 정체성의 기반이며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의 차이를 지표 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 옛 담장은 주위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 나무, 흙, 돌을 사용해 만들었다. 서민들은 아주 기본적인 역할만을 하는 간단한 나무 담장을 만들어 사용했는데 딱히 역할을 하는 대문도 없었다. 쉽게 만들 수 있는 담장이기에 서민들의 팍팍한 인생의 삶을 느낄 수 있는 담장이다. 좀 있는 집에서는 돌과 진흙을 겹겹이 쌓고 기와를 사용해 지붕모양으로 마무리 했는데, 기와가 방수역할을 해서 흙담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해 주고 모양이 예뻐서 그 집안의 능력을 내보이는 역할도 겸했다. 옛 돌담길엔 우리네의 삶의 끈끈한 세월도 켜켜이 쌓였다.

■ 충북 보은 회인돌담이 아름다운 이유
충청북도 보은지역의 옛 지명인 회인(懷仁)은 본래 백제의 미곡현(未谷縣)이었는데, 신라 경덕왕 때 매곡(昧谷)으로 고쳐서 연산군(燕山郡)의 영현으로 삼았다. 고려 초에 회인으로 고치고 1018년(현종 9)청주에 속하게 됐다가 1383년(우왕 9) 감무를 뒀다. 조선 초인 1413년(태종 13)에 회인현이 돼 조선시대 동안 유지됐다. 지방제도 개정에 의해 1895년에 공주부 회인군이 됐다가, 1896년에 충청북도 회인군이 됐다. 1914년 군면 폐합 때 회인군(懷仁郡)이 폐지되고 읍내면·서면·동면이 회북면으로, 남면·강외면·서면이 회남면으로 통합돼 보은군에 흡수됐다. 이곳의 지형은 속리산에서 뻗은 산줄기가 삼면으로 감싸고, 남쪽으로 흐르는 말흘탄(末訖灘)이 금강과 합류하는 산간분지를 이루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청주·문의(文義)·회덕 등지에서 속리산 법주사로 갈 때 이곳을 지나 보은을 거치는 도로가 발달했다. 매곡산(昧谷山)과 호점산(虎岾山)에는 옛 성이 있었다.

보은군의 서부에 위치한 회인면은 면적 54.04㎢, 인구는 보은군 전체인구 3만 3139명 중 1839명(2019년 9월말)이며, 면소재지는 중앙리이다. 본래 회인군의 군청이 있었으므로 읍내면이라 해 건천(乾川)·시송(柴松)·황평(黃坪) 등 18개리를 관할했다. 1914년 행정구역개편에 따라 서면의 7개리와 동면의 18개리, 남면 신대리와 보은군 내북면의 중궁, 상궁의 각 일부와 수한면 산척 일부를 병합해 회안군을 남북으로 나눴다. 이 때 이곳이 북쪽이므로 회북면이라 해 보은군에 편입하고 25개 리로 개편, 관할했다. 1946년 염둔·법주·용수·신궁 등의 4개리는 내북면, 차정리는 수한면에 넘겨줘 20개 리가 됐다. 1983년 율산리는 수한면, 세촌리는 내북면에 넘겨주고, 1989년 마동리·마구리·묘암리를 청원군에 넘겨줘 현재 15개 리를 관할하고 있다. 고도 400m 내외의 산지를 중심으로 전역이 산악지형을 이루고 있고, 금강의 지류인 회인천이 동북부를 흘러 북에서 남류하는데, 하천 유역에는 좁은 평야가 있을 뿐이다. 주산업은 농업으로 미곡을 비롯해 특용작물로 마늘·잎담배·고추·참깨를 생산하고 과일로는 감·배 등을 생산하고 있다.


회인을 가로지르는 작은 도로 옆으로는 작은 상점들이 이곳이 면소재지임을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그 건물들 바로 뒤에는 이곳이 산골마을임을 알려주는 돌담 집들이 숨어있기도 하다. 회인은  험한 피반령 고갯길을 넘어야만 갈수 있는 산골마을이다. 청주~미원~보은을 잇는 도로로 많은 차량들이 다니면서 피반령 고개를 넘어 보은에 가는 길은 쇠락했다. 그러다가 피반령 고갯길이 넓게 정비가 되고 도로가 좋아지면서 회인은 보은을 가는 지름길이 되곤 했다. 몇 해 전에  청원~상주가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대부분의 차량들이 고속도로를 이용하게 됐다. 게다가 미원 쪽에서 보은을 잇는 4차선 자동차 전용도로가 완공되면서 회인을 거치는 차량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보은군 회인은 돌이 많은 산간마을이다. 이곳의 돌담들은 특이하고, 독특하다. 특히나 얇은 판석이 많은 이곳은 판석을 겹쳐서 쌓은 돌담이 많다. 회인의 돌담은 구성이 특이하다. 남도 양반가의 전형적인 돌담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판석(板石)이 많은 산간지방 특유의 돌담 방식이다. 점판암으로 된 얇은 돌조각을 켜켜이 쌓은, 시루떡처럼 쌓아놓은 돌담이 한 점의 작품으로 보인다. 회인의 돌담, 특히 회인동헌 내아의 돌담은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아무리 보아도 특이하고 묘한 돌담이다. 판석을 이용해 정교하게 쌓아올린 돌담이 있는가 하면 흡사 제주도의 돌담처럼 길가에 아무렇게나 쌓아올린 돌담도 있다. 이곳 회인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돌담들을 볼 수가 있다. 한마을에서 이토록 다양한 형태의 돌담을 볼 수 있는 곳은 우리나라에서도 거의 드물 것이다. 또한 회인의 돌담은 언제나 자유롭다. 특별한 형식도, 일정한 방식도 없다. 돌담을 쌓은 사람의 마음 내키는 대로 쌓아올린 듯 자유롭다. 때로는 정갈하게 쌓아올리고, 또 혹은 질서 정연하게 쌓아올리기도 하고,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 이곳 회인의 돌담은 자유로움이다. 자연을 그대로 담은 듯, 자유로운 돌담이 있는 곳이 회인이다. 그래서 회인의 돌담이 아름다운 이유라고 한다. 회인의 돌담들은 어느 집의 담장이던지 나름대로의 멋과 묘미가 스며있다. 여름철 회인의 돌담에는 담쟁이가 가득하다. 머리까지 오는 높은 돌담을 따라 걷다 보면 돌담은 어느 사이엔가 무릎 정도의 높이만큼 낮아진다. 담장의 높이를 일정하게 맞춘 게 아니고 하늘이 보이게 전체적인 안정감을 맞추는 선인들의  마음 씀씀이가 고스란히 남겨져 있어서 담장 길을 따라 걷는 마을길이 여유가 있다. 하지만 근래 돌담들도 그 원형을 많이 잃어버리고, 새로운 담장들이 등장을 하곤 한다. 그래서 늘 옛 돌담과 비교할 때 아쉬움으로 남는 이유다.

■ 홍주천년 양반마을, 옛 돌담길 복원
인간이 만든 구조물 중에 가장 오래된 것이 길과 담장이고 인간의 본성을 담고 있는 구조물이기도 하다. 담은 너와 나의 인식상 경계 개인화의 상징이며 에티켓을 요구하는 표지적 구조물, 본인의 품위를 은근히 과시하는 기념물이며 때론 약간의 배려를 담고 있는 이질적 구조물이 되기도 한다. 특히 옛 돌담길 등 옛 담장은 문화가 꿈이 되는 21세기에 문화재 활용은 다양하고도 품격 있는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일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의 세계적 위상을 확보하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 제고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자원이기도 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에는 ‘문화재의 활용이 곧 보존’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문화재의 창조적 활용을 위해서는 문화유산이 국민과 친숙하고 생명력이 살아있는 역사·문화·관광 자원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이 펼쳐져야 한다. 이러한 역사·문화·관광 자원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과 맞물려 홍성은 현재 홍주읍성(사적 제231호)을 통해 역사문화 관광자원벨트를 본격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사업으로 232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홍주천년 양반마을 조성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방침이다. 홍주천년 양반마을 기본계획은 홍주읍성 역사문화자원 활용방안 및 홍주읍성 문화유적자원 대중화를 통한 지역관광 활성화 및 유교문화 가치의 재조명이 필요하다. 홍주천년 양반마을 조성사업은 2026년까지 총사업비 256억 원을 투입해 홍주읍성 일원 3만 7000㎡에 조성예정인 사업으로 충청권만의 특색 있는 유교문화 자원 육성을 위한 사업이다. 따라서 홍주천년 양반마을을 조성하면서 각 지방의 특색 있는 옛 돌담길 등을 복원해 천년의 역사문화도시 홍주골에서 전국 각 지역의 돌담을 한눈에 볼 수 있다면 전국적인 역사문화의 산 교육장이 될 것이다. 이런 방향으로 홍주천년 양반마을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 한다면, 특히 각 지역의 돌담길을 복원해 각 지역의 특징과 특색에 맞게 스토리텔링화해 지역의 홍보마케팅 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다.<끝>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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