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사의 표명… 당일 예정됐던 출범식 연기
한밤중 파출소를 찾아가 경찰관에게 큰소리를 치고 물컵을 던지며 소란을 피운 오열근(72·단국대 명예교수) 초대 충남자치경찰위원장이 지난 5일 충남도에 사의를 표명하며 물러났다. 지난달 31일 위원장에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이날 오후 임명권자인 양승조 충남지사는 보고를 받고 오 위원장의 사의를 받아들였다.
오 위원장은 지난 2일 오후 9시쯤 천안시 동남구 청수파출소를 찾아가 야간 근무하던 경찰관에게 올 2월 자신이 신고한 사건 처리결과를 알아보다 “자치경찰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이 과정에서 경찰관과 40여 분 동안 언성을 높이며 다툼을 벌였다. 오 위원장은 물이 든 종이컵을 경찰관에게 던지고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처음에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던 오 위원장은 언쟁이 높아지자 충남자치경찰위원장 신분임을 밝혔다.
오 위원장은 “자치경찰제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파출소를 찾았다 경찰관의 불친절한 태도에 화가 나 목소리를 높인 것은 맞지만 종이컵을 던지거나 폭언을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고”고 해명했다.
경찰은 파출소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한편 오 의원장과 파출소 경찰관을 불러 조사한 뒤 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관련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일로 이날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최초로 개최될 예정이었던 충남도 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이 무기한 연기됐다.
양 지사는 이날 실·국원장 회의에서 “자치경찰 출범식이 연기돼 대단히 송구하다. 더 철저히 준비해 출범하겠다”며 “도민에게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편 자치경찰제는 오는 6월까지 시범 운영을 거쳐 7월부터 전면 시행된다. 도 자치경찰 위원장은 임기 3년에 연봉 1억 원 수준의 정무직 공무원으로 자치경찰 사무에 한해 충남경찰청장을 지휘·감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