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고 빠르게 배달하는 게 우리의 임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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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고 빠르게 배달하는 게 우리의 임무죠”
  • 최선경 <충남미디어포럼 의장>
  • 승인 2021.07.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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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골목 상권, 소상공인 희망잇기〈5〉

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이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직면해 있다. 이에 홍주신문은 충남미디어포럼과 함께 내포신도시 일원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지면에 소개하고, 변화하는 비대면 소비패턴에 맞춰 동영상 제작과 홍보를 지원해 골목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음식 받을 때 환한 표정 보면 보람 느껴
배달오토바이 보험료 산정방식 개선돼야

내포신도시 배달대행업체 ‘모아콜’ 김지수 대표

코로나19 이후 거리에서 배달 오토바이를 자주 목격한다. 이제 배달은 선택이 아닌 필수, 나아가 ‘일상’이 됐다. 배달업이 전례 없는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 속에 현장의 라이더들은 ‘오히려 더 위태로워졌다’고 ‘모아콜’의 김지수(38) 대표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내포신도시에 배달대행업을 하는 업체가 3곳이 있는데, 그 중 우리 ‘모아콜’이 탄생된 지는 3년 정도 됐어요.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찾아주시는 사장님들이 많다고 자부합니다. 함께 일하는 기사 18명 모두 한 가족, 한 식구같이 일하고 있는데, 본업 외에 투잡으로 이 일을 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만큼 생활이 안정되지 못했다는 의미죠.”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를 물었다.

“일단 음식을 주문한 분들은 배고픈 분들인데, 음식을 받을 때 환한 표정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특히 아이들이 음식을 받을 때가 더더욱 그렇습니다. 음식점이 대부분 자영업인데 주문이 들어오는데도 배달원 배차가 안 돼 발을 동동 구르시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요. 그런 동네 음식점 사장님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가장 보람이 됩니다.”

여전히 라이더들은 사각지대에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는 김 대표. 특히 배달오토바이의 보험료 산정방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고 이력이 있으면 연간 보험료가 수천만 원까지 책정되기도 해 제대로 된 보험 없이 배달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급격히 커지고 있는 배달 시장에 걸맞지 않게, 생계형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에 대한 보험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죠. 중앙 정부 차원에서 법과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배달 라이더들이 교통 법규를 잘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에 그 원인이 수수료 체계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김 대표의 표정엔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배달 한 건에 3300원을 받아요. 한 달에 250만 원이라도 벌려면 일요일 빼고 주 6일 일한다고 쳤을 때 하루 10만 원은 벌어야 합니다. 그러면 하루에 최소 33건 이상 해야 하는데 보험료에 오토바이 유지비 등을 고려하면 33건만 해선 남는 게 별로 없어요. 그러니 50건 이상은 해야 하고 하루에 10시간 일한다고 했을 때 시간당 5건을 해야 하는거죠. 1시간에 5건 하는 것도 힘들지만, 주문이 그렇게 들어오지도 않아요. 음식 배달시키는 피크타임에 최대한 많이 배달해야 합니다. 그러면 피크타임에는 시간당 최소 7~10건을 해야 하니까 한 번에 여러 집을 들러 여러 음식을 한꺼번에 싣고 배달하는 구조가 되는거죠. 그러면 마음이 급해지고 신호 대기 시간 1~2분이 아까운 게 현실입니다. 지금의 수수료 체계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같아요.”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한두 개가 아니겠지만, 배달라이더들의 삶을 엿보면서 이건 당장 사람들이 살아가는 민생의 문제, 안전의 문제란 생각이 들어 하루빨리 개선방안들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랫폼 노동시장은 기본적으로 ‘회사’라는 울타리가 없어요. 주휴수당도 없고, 휴가도 따로 없고 퇴직금도 없으며, 무엇보다 4대 보험이라는 사회 안전망에서도 소외돼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이런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여러모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씩씩하고 긍정적으로 노력하는 김 대표의 마지막 말이 오래도록 귓가에 맴돈다.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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