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관심이 스포츠를 육성시키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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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관심이 스포츠를 육성시키는 힘이 됩니다”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07.03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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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국 홍성군씨름협회 회장
갈산면 소재 문화센터에서 만난 홍성군씨름협회 송대국 회장. 

교실 창가에 걸린 커튼 찢어 샅바 만들던 중학생 소년
모래판 위엔 상대를 향한 적대감 아닌 정감 가득해
코로나19 종식돼 이웃과 함께하는 씨름대회 개최되길

 

“학창시절 학교 커튼을 몰래 찢어서 샅바로 사용하다 걸려서 값을 물어낸 적이 있어요.” 창가에 걸린 커튼까지 샅바로 만들 정도로 씨름을 좋아하던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장성한 뒤에도 여전히 씨름을 사랑했고, 결국 씨름협회장까지 맡게 됐다. 지난해 11월 홍성군 씨름협회장으로 취임한 송대국 회장의 이야기다. 

송 회장은 유년시절 하천 모래 바닥에서 뒹굴며 씨름을 배웠다고 한다. 시간이 조금 더 흘러 청년이 된 송 회장은 군복무 중 부대 대표로 씨름대회에 출전하기도 하고, 도민체전에 참가해 3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살을 맞대고 하는 운동이라 상대와 정감이 쌓여요. 이런 운동이 또 있을까요?” 송 회장은 모래판 위에는 적대감이 아닌 정감이 가득하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요즘은 선수들 평균체중이 줄어들어서 기술도 얼마나 화려해졌는지 몰라요. 얼마 전 젊은 씨름 선수들이 화제가 되면서 인기가 회복되는가 싶더니 코로나19 사태로 방송도 중단되고 씨름 대회가 열리던 지역축제들도 비대면으로 진행돼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관중들의 호응 속에서 명절 때마다 축제를 장식하던 씨름은 코로나19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나서는 씨름협회 멤버들도 두 번 밖에 모이지 못했어요. 전에는 지역축제 때마다 소 한 마리씩 걸고 씨름대회가 열리기도 했는데, 지금으로선 어려운 얘기죠. 그래도 젊은 이사들을 대거 영입해 타개책을 찾고 있어요.” 

현재 홍성에는 홍성초등학교와 홍성중학교에 씨름부가 존재한다. 홍성초와 홍성중 씨름부는 전국대회에서 매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강팀으로, 다수의 씨름 기대주들이 육성되고 있다. 또 홍성은 설날장사 씨름대회를 세 번이나 유치했고, 강용호, 최덕기, 최희관과 같은 걸출한 씨름인을 배출하는 등 씨름과 인연이 깊은 고장이다. 

“홍성한우와 씨름을 연계한 대회가 생겨도 참 멋질 것 같지 않아요?” 송 회장의 머릿속은 씨름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우리 씨름협회 이사들과 임원들, 또 고문으로 계시는 원로 선생님들 모두 씨름에 대한 애정이 정말 커요. 협회 구성원들과 함께 소년체전에서 수상한 학생 선수들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제작하고, 샅바 같은 용품들을 지원하고, 도나 군에서 지원을 받아 연습장의 모래를 교체하는 활동도 했어요. 최근에는 씨름협회 내에 여자 씨름 동호회를 신설해 회원을 모집하고 있고요. 동호회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홍보효과가 클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또 홍성군청 소속 여성 씨름팀 창설도 추진해보려고요. 성공여부는 장담할 순 없지만 실업팀이 창설되면 적어도 우리 지역 내에선 씨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요?”

송 회장은 코로나19가 종식돼 이웃과 정감을 나누는 씨름대회가 축제 때마다 개최되기를 꿈꾼다. 과거 수많은 스타 선수를 배출하며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던 씨름은 비인기 종목이 돼 활성화 대책을 논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씨름경기는 여전히 흥겹고 더 화려해졌다. 바뀐 게 있다면 대중의 관심과 애정이 아닐까. 

“예전과 같은 영광을 되찾으려면 씨름에 대한 열기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관심이 스포츠를 육성시키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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