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지역 구심점으로 거듭나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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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지역 구심점으로 거듭나다 -4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2.05.3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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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살아가는 농촌어메니티… 장수군 하늘내 들꽃마을(연평초)

 

△ 1박2일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진 하늘내 들꽃마을

 

 

 

 

 

 

전국 각지에서 폐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문화, 교육시설을 적극 유치하거나 만들면서 다시 부활의 싹을 틔우려 하고 있는 것이다. 더 이상 폐교는 마을의 흉물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지역공동체 활성화의 거점으로 얼마든지 재탄생이 가능하다. 교육지원청과 자치단체에서는 광천읍의 소규모학교 통폐합논의와 더불어 폐교에 대해 관심을 갖고, 폐교가 지역의 문화·교육 및 주민 복지시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하면서 소규모학교 통폐합 논의를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
1. 폐교의 부활, 지역주민 위한 공간으로 다시 개교하자
2.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나서 복지시설로…태안군 동작구휴양소(안중초 신야분교)
3. 행정과 주민의 중간에서 농촌에 활력을… 완주군 지역경제순환센터(삼기초)
4.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살아가는 농촌어메니티…장수군 하늘내 들꽃마을(연평초) 
5. 기업이 후원, 함께 꿈꾸는 체험캠프공간…양평군 새싹꿈터(금왕초)
6. 폐교 ‘무한변신’…지역 경제· 공동체 활성화의 거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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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장 구석에 지은 황토방

 

 

 

 


교과부는 지난 2006년 전국 폐교현황을 조사해 폐교활용 우수사례를 발표한 바 있다. 그 중에서 전북 장수군 천천면 연평리에 있는 ‘하늘내 들꽃마을’은 폐교 활용의 모범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25가구에 주민은 30여명으로 대부분 환갑을 넘긴 노인들만 살던 산촌 오지였던 이곳은 2003년 귀촌한 도시인들이 폐교된 연평초등학교를 3억원에 매입해 친환경상품 인터넷쇼핑몰 사무실을 개설하면서 엄청난 변화가 시작됐다.

친환경상품 전문 쇼핑몰을 만들어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살아가는 진정한 농촌 어메니티를 꿈꾸며 주말마다 전국을 헤집고 다닌 이들은 2003년 연평초교를 발견하곤 한눈에 반해 버리고 만다. 학교를 빙 둘러 높고 낮은 산들이 에워싸고, 바로 앞에는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고속도로에서 20분밖에 걸리지 않지만 정작 학교 앞 도로에는 차를 구경하기가 힘든 이곳은 안성맞춤이었다.

폐교된 지 3년이 넘은 이 학교는 기존 건축물을 최대한 살리되 친환경적 관점을 최대한 반영한 리모델링을 거치자 꽃과 나무들과 함께 금세 생기를 되찾았다. 폐교된 학교에 생기가 돌자 마을에도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6~7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던 마을에 젊은 청년들이 들어왔다. 하늘내 들꽃마을로 다시 태어난 폐교는 어느새 자연과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고 다시 아이들이 뛰어노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현지 주민들과 연대해 마을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쇼핑몰 고객을 농촌체험 관광객으로 유치함으로써 한해 평균 2만 명 이상의 도시인들이 이 마을을 찾을 만큼 성공적인 도농 교류 사례를 제시했다. 이에 힘입어 이 마을은 2005년에 농림부 지정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된 데 이어, 2006년에도 최우수 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됐다.

 

 

 

 

 

 

△ 폐교의 옛모습을 고스란히 살린 숙박시설


사유재산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에겐 영원한 ‘우리 학교’ 
박일문 대표는 “주말마다 전국을 헤메고 다녔다. 초등학교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는 옛 학교가 자리잡았던 곳은 대개의 경우 도로 접근로가 좋을 뿐 아니라 주위 경관은 물론 지세 역시 훌륭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고,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건축물 역시 조금만 수리를 하면 된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라며 “운이 좋았던지 2003년 여름 전북 장수의 천천면이란 곳까지 오게 되었고 이곳 ‘연평초등학교’를 발견하고선 한눈에 반해버리고 말았다”고 전했다.

이렇게 하여 폐교는 다시 하늘내 들꽃마을의 인연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기존의 건축물들을 최대한 살리되 친환경적인 관점을 최대한 반영하여 리모델링을 하였다. 비록 폐교된 지는 3년이 넘었지만 경관이 좋아서 해마다 여름이면 교육청에서 청소년 자연학습장으로 이용을 한 관계로 건물 등은 조금만 손을 보면 되었고 꽃과 나무들도 금세 생기를 찾기 시작했다.

 

 

 

 

 

 

△ 쇼핑몰 사무실과 찻집



폐교되기 전 이곳 연평초등학교는 한때 학생수가 최고 450명에 이르렀고, 그 역사만 해도 60년이 다 되어가는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미 40대가 넘었을 23회 졸업생들이 기증한 이순신 장군 동상이며 또 다른 졸업생들이 기증한 세종대왕 동상, 그리고 여름 한철 후배들에게 시원한 야외수업을 받게 해주었을 정겹기만 한 등나무 벤치를 기증한 졸업생들의 추억까지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학교라는 개념은 개인 소유자가 있더라도 항시 ‘우리’라는 개념이 수반된다. 처음엔 마을 어르신들이 아무때나 마음대로 들어오시곤 해서 곤욕스러웠으나, 지금은 오히려 지역 주민들과 잘 지내고 있다. 개인의 사유재산이지만 마을 사람들에겐 영원한 ‘우리 학교’일뿐”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폐교를 개인이 활용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과의 조화와 성장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섶밭들 산촌생태마을 내 펜션

주변 마을에 자생력 키우는 원동력 제공, 마을공동체 살리기 
장수 천천면 연평리 ‘섶밭들’은 신전(薪田)마을의 옛이름이다. 마을 이름만으로도 얼마나 오지 산골마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지금 이 마을에는 26호 50여명이 살고 있다. 이런 외딴 작은 마을에 마을공동체 살리기의 새바람이 분건 지난 2005년이다.

박일문 대표가 마을의 폐교를 사서 친환경쇼핑몰 회사를 옮겨 이주하면서부터이다. 사업자답게 남다른 사업수완을 발휘한 박 대표는 ‘하늘내들꽃마을’이란 새로운 브랜드부터 내걸고 섶밭들 마을을 밑천삼아 마을만들기 사업에 나섰다. 그리고 녹색농촌체험마을 조성사업, 산촌생태마을 조성사업, 팜스테이마을, 마을가꾸기 경진대회 대상 등을 2~3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잇따라 추진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조용하고 평화롭던 오지 산골마을에 마을개발이라는 낯선 새바람을 불어넣은 것이다.

마을 초입엔 산림청에서 지원해 건립한 펜션도 자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도농교류센터, 즉 산림휴양관이다.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마을회관 바로 앞이라 이곳에 묵으며 옥수수 따고 경운기 타며 체험을 즐기기에 안성마춤이다.

섶밭들 산촌생태마을 최덕현 사무장은 “벼는 물론 마을의 농산물 거의가 유기농 재배”라며 “쌀은 우렁이 농법으로 키우는데 개구리며 미꾸라지, 메뚜기가 아주 많다”고 자랑하면서, 지속적인 농촌체험마을 만들기에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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