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토굴새우젓 ‘풍전등화’, 뭉쳐서 위기 속 활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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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토굴새우젓 ‘풍전등화’, 뭉쳐서 위기 속 활로 찾아야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1.11.04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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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새우젓’의 쇠퇴… 소비층 감소와 코로나 등 악재 잇따라
광천토굴새우젓 명성 되찾기 위해선 상인들부터 ‘하나’돼야

한우, 새조개, 한돈, 광천김, 대하 등과 함께 홍성을 대표하는 특산품인 광천토굴새우젓은 맛과 풍미가 좋고, 뛰어난 상품성 덕에 지난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국에 유통되는 새우젓의 대부분이 이 곳 광천 토굴에서 숙성될 정도로 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최근 소규모 가족이 늘어나면서 김장 김치를 직접 담그는 문화가 점차 쇠퇴하고, 코로나시대를 맞이하며 광천토굴새우젓의 소비량은 급감해 지역 상인들의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관내 단위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타지역 새우젓을 판매하고, 판촉 활동을 펼친 사실이 알려져 광천토굴새우젓 관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임수연 광천토굴새우젓생산자연합회장은 “농협의 판매 활동과 조합원들의 명절선물로 타지역 새우젓을 보내는 것은 직접적인 매출 감소로 지역 소상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그동안 지역 농협과 사업적으로도 잘 지내왔는데 지역 상인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라며 분개했다.

관내 한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개점 때부터 판매해 온 타지역 새우젓이 왜 이제와서 갑자기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로컬푸드의 경우 50㎞ 이내의 생산물이라는 규정이 있지만 공산품이나 다른 품목의 경우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천지역 상인들도 홍보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며 “타지역 상인들에 비해 광천토굴새우젓 상인들의 홍보활동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광천읍(읍장 신주철) 역시 농협 활동은 내부 규정상 가능한 일이고 오히려 이번 기회에 힘을 하나로 모아 광천토굴새우젓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상인들과 면담한 신주철 광천읍장은 “농협 하나로마트 규정상 타 시·군의 산물을 판매할 수 있고 타지역 새우젓을 관내 일부 단위 농협에서 판매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사안의 본질은 농협 판매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 읍장은 “새우젓 소비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로 인해 더욱 소비가 줄고 있다”며 “문제의 본질은 이러한 힘든 상황 속에서 광천토굴새우젓 관련 단체가 여러 개로 나뉘어 있어 힘을 합치지도 못하고 자구책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문제에 대해 주민들은 더욱 신랄하게 평가했다. 광천읍 한 주민은 “광천토굴새우젓 관계자들은 모래알 같다”고 언급하며 “뭉쳐도 힘든데 낱낱이 흩어지는 응집력으로 어떻게 힘든 시기를 버텨낼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광천토굴새우젓을 위해선 많은 일들을 해야 할텐데, 그에 필요한 자금이나 지원을 얻기 위해선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부터다”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8일 광천김과 광천토굴새우젓을 주제로 5분 자유 발언을 한 장재석 의원 역시 “광천토굴새우젓 관련 단체가 힘을 합쳐야 하는 일은 지원에 앞서 당연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광천토굴새우젓 생산자연합회, 보존상인연합회, 광천전통시장상인회 내 광천토굴새우젓상인회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관련 단체의 대표들은 하나의 단체로 합쳐 힘을 모아 난국을 해쳐나가야 한다는 것에 모두 공감하면서도 통합 방법에 대해서는 단체 간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조태환 보존상인연합회장은 “광천토굴새우젓을 위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단체를 통합하는 일은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며 “그동안의 단체 간 견제를 그만두고 힘을 합쳐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김연형 광천전통시장상인회장은 “상인회와의 의견 차이는 통합과정과 함께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지만, 3개 단체가 통합하는 문제는 이야기가 다르다”며 “우선 보존상인연합회와의 통합부터 추진해보고자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임수연 생산자연합회장은 “광천토굴새우젓 관련 단체의 통합을 원하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 수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의 다양한 종류의 새우젓들 중 단연 최고로 손꼽혔던 ‘광천토굴새우젓’. 중국산 새우젓을 값비싼 국내산 토굴 새우젓으로 판매하는 일부 비양심 상인들로 인해 금이 간 옛 명성을 회복하고, 쇠퇴한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광천토굴새우젓 관계자들의 결단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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