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환자들의 마지막을 돕는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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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암 환자들의 마지막을 돕는 의료진’
  • 윤신영 기자
  • 승인 2021.11.27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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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료원 호스피스 완화 의료실

환자가 가장 편한 곳에 의료진 있다고 느끼도록 운영
최소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전문 간호 인력 대기
“항상 환자 운명 지켜보는 곳으로 사명의식 있어야”

 

지난달 29일 홍성군 충령사에서는 국가유공자 위패 20위가 봉안되는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유족들은 저마다 위패를 사당에 안치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런데 봉안식에서 한 노부인이 기자에게 말을 걸어왔다. 노부인은 강정예 씨로 올해 지병으로 타개한 화랑무공훈장 수훈자 고 배상각 씨의 부인이었다. 강 여사는 지난 홍성의료원 호스피스 완화 의료실에서의 기억들을 꼭 기자에게 전달하고 싶어했다.

“남편의 오랜 지병으로 17년 정도 병원을 다녔는데 이런 의사·간호사들이 없어요. 의사 선생님인 실장님은 아침에 회진 돌 때 한결 같이 활짝 웃으면서 우리에게 안부를 묻고 간호사들은 언제나 우리를 가족처럼 친근하게 대하며 항상 신경써줬어요. 호스피스 병동에서 머물렀던 2달 동안 의료진들은 저와 남편과의 마지막 기억들이 슬프고 아픈 기억으로만 남지 않도록 도와줬답니다.”

노부인 마음에 깊숙이 인상을 남겼던 의료진들의 바쁜 일정으로 어렵게 지난 17일 김호준 호스피스 완화 의료실 실장, 윤수영 호스피스 완화 의료실 간호팀장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해에 처음 홍성의료원에 전문의로서 발을 디뎠다는 김호준 실장은 호스피스 완화 의료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호스피스 병동은 말기 암 환자들만이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요양 병동과는 다른 곳이에요. 우리 의료진은 환자들이 가장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을 환자 본인의 집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의료진이 환자 본인의 집에 있어 언제든지 환자들이나 환자 가족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느끼도록 시설을 운영하고 있어요.”

또한 호스피스 완화 의료실은 말기 암 환자들의 통증을 줄이기 위한 완화 치료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소원 들어드리기 등의 활동을 통해 환자 본인들의 삶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강 씨가 말한 아침마다 환한 웃음으로 환자와 가족들을 대하는 것에 대해 김 실장은 쑥스러워하며 웃었다.

“말기 암 환자 분들과 환자 가족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병동에 있으면 기분도 쳐지고 힘도 빠지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밖에 나가고 싶으셔도 몸 상태 때문에 그러지 못하시는 분들이 있으니까요. 그런 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이나 밝은 웃음을 전해드리고 싶었어요. 환자 상태에 따라 하다못해 그날 날씨라도 이야기하면서 잠시 다른 생각을 하시도록 하는 것이 우리 의료진의 최선일 때도 있거든요.” 

호스피스 완화 의료실은 따뜻한 의사 인력 외에도 경험 많은 간호 인력으로 운영된다. 윤수영 팀장에 따르면 호스피스 완화 의료실의 간호사는 현재 10년 이상의 전문 간호사들로 구성돼 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병동 간호사들이 모두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간호사들로 이뤄져 있어요. 그래서 환자나 가족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해드릴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윤 팀장은 홍성의료원에서도 호스피스 완화 의료실이 공공의료를 실천하는 곳이라고도 자부했다.

“호스피스 완화 의료실은 기본적으로 수익이 좋은 곳이 아니에요. 이곳은 말기 암을 가진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공의료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해요. 운명하시는 환자들을 계속 대하는 만큼 우리 의료진들도 사명의식 없이는 하기 힘든 곳입니다.”
지금도 홍성의료원에 단 10개 병상만이 있다는 호스피스 완화 의료실은 도움이 필요한 말기 암 환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필요한 사람은 24시간 전화 상담과 응급 입원 서비스를 전화(041-630-6330, 6338)를 통해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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