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마을교육공동체, 공교육 혁신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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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마을교육공동체, 공교육 혁신을 꿈꾸다
  • 유희전 <홍성군청 교육체육과장>
  • 승인 2021.12.0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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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아이들은 지역적 차이를 막론하고 동일한 수업 과정을 듣는다. 아이들이 사는 곳은 서로 다른데, 교육에는 그 특성이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공교육 과정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단절을 부추기고, 이는 다시, 도시로 떠나는 아이들을 늘리는 악순환을 키우고 있다. 내가 사는 지역이 어떤 곳인지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지역에 애정을 가지고 정착할 확률은 매우 낮은 것은 불 보듯 뻔하지 않은가.

현 공교육이 가진 이런 문제에 대한 반성 중 하나가 ‘마을학교’이다. 마을학교란 마을주민이 마을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고, 아이들은 그 안에서 배움의 기쁨을 얻는 교육활동이다. 이는 아이들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배움을 얻고 그 성과를 마을로 환류하는 선순환 구조가 돼 마을이 온전히 교육의 한 주체가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우리 군의 마을학교 발전은 실로 놀랍다. 일례로, 홍동면에서는 교육에 관심이 많은 주민이 모여 관내 학교와 함께 ‘햇살배움터 마을학교’를 만들었는데, 주민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시작한 이 작은 마을학교의 성공사례가 입소문을 타면서 타 지역 분들이 견학이 줄을 잇는 것은 물론, 자녀교육을 위해 일부러 홍동면으로 이사 오는 가족도 적지 않다. 

군도 이에 발맞춰, 지난 2018년 충남도교육청과 ‘충남 행복교육지구 업무협약’을 체결해 공교육 혁신과 마을교육과정 지원을 위해 힘쓰기 시작했다. 5년간 계속되는 이 사업에서는 마을학교 운영, 마을교육생태계 조성과 공교육 혁신 등을 추진 중이다.

이중 괄목할 만한 성과는 마을학교의 확대 운영이다. 5년간 12억 원의 사업비로 홍북읍과 전 면 단위로 확대돼 현재 9개소가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16개 학교 500여 명의 학생들이 마을 내에서 배움의 기쁨을 누리고 있으며, 마을주민 100여 명이 마을교사로서 농촌공동체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역발전 투자협약 시범사업으로 5억 2000만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전문인력 양성, 거버넌스 운영 등 마을학교의 전문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사업 주체 간 소통의 부재와 사업의 중복 문제 등 마을학교와 관계 기관 간 연계에는 여전히 부족함이 있고, 마을 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의 부재, 마을주민 내 인식 확산 부족 등 지역사회 내에서도 해결해야 할 일도 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소통’이 최우선이다. 학교, 교육청, 지자체, 주민 등 마을학교와 연관된 수많은 주체가 한데 모인 공동협력체를 구성하여 당면과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주민자치회 내 교육분과의 개설도 필요하다. 주민자치회에서 아이들을 마을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마을교육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진다면 마을 내 교육 공간을 확보하고 마을학교를 홍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군에서는 그 첫 단추를 끼우기 위해 개별 주체들이 참가하는 ‘홍성 마을교육공동체 거버넌스 포럼’ 운영을 개최한 바 있고, 내년에는 컨설팅 등을 통해 거버넌스 운영과 주민자치회 연계에도 노력하면서, 교육청과 ‘행복교육지구 제2기 협약’을 체결해 중복 사업 축소와 신규사업 발굴에 노력할 계획이다.

군의 이런 노력이 마을 내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마을교육공동체로 완성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계속될 마을학교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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