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사막화’를 ‘공익 지역 저널리즘’으로 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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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사막화’를 ‘공익 지역 저널리즘’으로 넘자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3.05.29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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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정보학회 학술대회서 ‘지역신문의 미래’ 토론
지역신문 지원정책 진단부터 바람직한 발전 전략까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안차수 경남대 교수, 허찬행 건국대 교수, 천현진 건국대 선임연구원, 김선영 경남대 강사, 심규상 오마이뉴스 기자, 박민 참여미디어연구소장, 우희창 충남대 교수, 이서현 제주대 교수, 최종길 바른지역언론연대 회장.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안차수 경남대 교수, 허찬행 건국대 교수, 천현진 건국대 선임연구원, 김선영 경남대 강사, 심규상 오마이뉴스 기자, 박민 참여미디어연구소장, 우희창 충남대 교수, 이서현 제주대 교수, 최종길 바른지역언론연대 회장.

언론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 지역신문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 쉽지 않을 이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언론정보학회가 주최하고 ㈔바른지역언론연대와 지역신문발전기금 주간지 우선지원 선정사협의회가 후원한 ‘2023 한국언론정보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 속 ‘뉴미디어시대, 지역신문 혁신 방안 모색’ 토론회가 지난 27일 우석대학교 전주 캠퍼스 교양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천현진 건국대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센터 선임연구원(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은 ‘지속 가능한 지역신문 발전을 위한 지원 정책 방향 모색’으로 첫 발제를 맡았다.

천 선임연구원은 지역신문발전법 제정 이후 2005년부터 이어진 지역신문 지원 사업의 흐름부터 짚었다. 이어 우선지원대상 지역신문의 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독자들이)지역신문의 사회적 역할 평가에 대체로 긍정적이었다”고 소개했다. 독자의 90%가 지역신문에 대한 공적 지원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천 선임연구원은 지난 2005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 약 2200개(전체의 4분의 1 수준)의 지역신문이 문을 닫은 ‘뉴스의 사막화 현상’을 겪었으며, 그 뒤로 ‘공익의 지역 저널리즘’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음도 알렸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지역언론에 광고하는 중소기업에 세금 공제 혜택 △지역언론 기자 채용에 대한 지원 △지역언론 구독 또는 후원 시 소비자 보조금 지급 등을 꼽았다. ‘지역 뉴스 바우처 사업’도 제안했다.

이 밖에 프랑스, 캐나다, 영국에서 지역언론을 살리기 위해 펼치는 다양한 공공 정책을 소개한 천 선임연구원은 “윤석열 정부도 ‘지방시대’를 국정 과제로 내건 만큼 ‘지역민-지자체-지역언론’의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 ‘지속 가능한 미디어 정책’을 꼭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두 번째 발제의 주제는 허찬행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와 김선영 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강사가 공동으로 맡은 ‘코로나19 이후 해외 지역신문의 동향: 미국, 유럽 등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자구 노력 사례를 중심으로’였다.

이들은 “코로나19가 미디어 이용자들의 이용 습관을 크게 바꿔놨다”고 진단하면서 “레거시 미디어의 재발견이 큰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레거시 미디어란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전통적인 대중 매체를 뜻한다. 결국 ‘가짜 뉴스의 홍수’ 속에서 뉴스 소비자들이 전통적 매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얘기다.

그러나 세계 신문 시장에서의 수익은 인쇄 부문에서 줄어든 반면, 디지털 부문에선 더 늘었다고 소개했다. 발제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2년 사이에 디지털 유료 구독자가 9.7% 증가했고, 인쇄 신문의 유료 구독자는 1.4% 감소했다.

허찬행 교수는 이와 관련한 미국, 독일, 영국 등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신문사도 디지털과 영상 플랫폼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뚜렷하게 나아가고 있다”며 “방향 전환을 일찍 한 곳은 코로나19 시기를 그나마 잘 넘겼고, 그렇지 않은 곳은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

김선영 강사는 “일본의 사례를 주목하라”고 귀띔했다. 일본신문협회가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기준 전년 동기 신문사별 판매 부수’ 자료에 따르면 전국지가 평균 7.8% 줄어드는 동안 지역지는 평균 4.2% 감소하는 데 그쳤다. 그는 “부수 감소 폭이 전국지보다 지역지가 더 작다”며 일본 지역신문의 ‘지역 밀착형 기사’와 ‘독자 주문형 보도 방식’을 참고할 것을 주문했다.

발제가 끝난 뒤에는 안차수 경남대 교수의 사회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는 최종길 바른지역언론연대 회장, 박민 참여미디어연구소장, 심규상 오마이뉴스 기자, 우희창 충남대 교수, 이서현 제주대 교수가 참여했다.

이들은 △지역신문으로서 주간지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외국과 달리 우리에겐 코로나19에 따른 지역 미디어 특별지원책이 왜 없나 △미디어 품질 평가가 필요하다 △저널리즘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쏟아냈다.

한편 한국언론정보학회는 이날 회원과 관련 연구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다시 평화, 다시 민주주의: 언론학 신냉전을 응시하다’를 주제로 22개 세션장에서 열띤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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